5월 추천 여행지

이름도 생김새도 평범하지 않다.
불두화(佛頭花), 한자로는 ‘부처의 머리꽃’이라는 뜻을 가진 이 꽃은 이름에서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꽃이 핀 모습이 곱슬곱슬한 부처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데서 비롯된 이름으로,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둥글게 뭉쳐 핀 흰 꽃들이 단정한 구형을 이루고 있다.
꽃은 연초록빛으로 피었다가 점차 흰색으로 변하고, 질 무렵에는 은은한 노란빛을 띠기도 한다. 불두화는 수술과 암술이 없는 무성화로 열매를 맺지 않아 더욱 꽃 자체의 형태에 집중하게 만드는 특이한 식물이다.
5월 석가탄신일 무렵에 맞춰 꽃이 피는 것도 이름의 유래에 한몫했다. 이처럼 불두화는 꽃의 구조, 의미, 피는 시기까지 여러모로 특별한 요소를 지닌 이색꽃이다.

이 꽃을 보기 위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에서는 매년 5월, 주제정원 내 ‘사색의 정원’에서 불두화를 만날 수 있다.
오는 5월, 서울식물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사색의 정원에서 불두화를 만나보세요”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에 위치한 ‘서울식물원’은 세계 12개 도시의 식물과 식물 문화를 소개하는 ‘보타닉 공원’으로,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식물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총면적은 축구장 70개에 달하며, 열린 숲·호수원·습지원·주제원의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에서도 불두화를 만날 수 있는 ‘주제정원’은 유료 구역으로,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 서울식물원의 중심 공간이다.
주제정원에는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 테마 정원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중 ‘사색의 정원’은 특히 식물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관찰하기 좋은 공간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불두화는 화려하진 않지만 단정한 형태로 피어나, 식물원에 어울리는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서울식물원의 주제원(온실·주제정원)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 시간과 기타 휴무일은 식물원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며, 6세 미만,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온실과 주제정원 외 열린 숲, 호수원, 습지원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불두화는 짧은 개화기 동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꽃이지만, 그 안에 담긴 상징성과 조형미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서울식물원은 이 꽃을 가장 조용하고도 의미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다.

5월, 붐비는 꽃 명소 대신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색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면 불두화가 피어 있는 이 정원이 그 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