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m 불상, 실제로 보니 압도적이네”… 볼거리 넘치는 해발 1708m 이색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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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추천 여행지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통일대불 청동좌상)

눈 덮인 산길 끝에서 마주하는 불상 하나가 이곳이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숨에 증명한다. 설악산의 겨울은 차갑지만, 그 차가움이 오히려 풍경의 윤곽을 또렷하게 만든다.

해발 1708미터의 산세가 빚어낸 능선은 1월이면 더욱 선명해지고, 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목적도 분명해진다. 누군가는 절을 보기 위해 누군가는 산을 오르기 위해, 또 누군가는 둘 다를 품은 여정을 시작한다.

외설악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신흥사는 그 모든 움직임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설악산 여행의 출발점이자 중심이 된다.

전쟁의 상처부터 문화재의 귀환, 331점에 이르는 유산 관리까지 이 사찰이 품은 이야기는 한겨울 설악산만큼이나 묵직하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신흥사에서 바라본 권금성)

게다가 더 깊은 내설악으로 이어지는 백담사와 봉정암의 길은 불자와 산객 모두에게 쉽게 끝나지 않는 목표로 남는다.

해발 1708미터, 불자와 산객 모두 오르게 만드는 절경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신흥사

“전쟁·문화재 반환·적멸보궁까지, 걷기보다 깊이 있는 겨울 일정”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설악산과 신흥사)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170번지 일대에 위치한 ‘신흥사’는 설악산을 대표하는 중심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로, 오대산 월정사와 함께 강원도 내 대표 본사 사찰로 꼽힌다.

신라 자장율사가 652년에 창건한 이 절은 원래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현재는 외설악 등산로 초입인 비선대 입구 부근에 자리한다.

신흥사의 첫인상은 경내의 단정함과 일주문을 지나 마주하는 대형 청동불상이 만들어내는 대비에서 시작된다.

통일대불로 불리는 이 불상은 높이 14.6미터에 달하며 분단 극복과 평화 통일의 염원을 담아 1987년부터 10년간 조성됐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속초 신흥사 통일대불)

산의 웅장함과 불상의 규모가 맞물리며 방문자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특히 1월 설악산은 찬 공기와 눈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크고, 그 속에서 통일대불의 존재감은 더욱 또렷해진다.

신흥사의 가치가 풍경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한국전쟁 당시 설악산 일대가 군사지역으로 지정되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고, 이 과정에서 신흥사 역시 큰 피해를 입었다.

전각이 훼손되고 문화재가 도난당하는 상황이 이어졌으며, 그중 영산회상도는 66년간 미군에 의해 해외로 반출됐다가 2020년에야 되돌아왔다.

한 사찰의 유산이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곧 한국 근현대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셈이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울산바위)

현재 신흥사는 보물급 유산을 포함해 조각, 회화, 석조물, 공예품 등 총 331점의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극락보전,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등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유산들이 사찰 곳곳에 자리한다.

한국 문화재의 70% 이상이 불교 관련 유산이라는 점은 신흥사가 왜 단순한 관광지로만 소비될 수 없는지를 설명한다.

신흥사를 지나 더 북쪽으로 향하면 내설악의 여정이 이어진다. 백담사와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길은 설악산 여행의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금강굴)

봉정암은 해발 1244미터 지점에 위치한 신흥사의 말사로,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암자다. 적멸보궁으로 지정된 이곳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뇌사리보탑이 봉안돼 있다.

다만 접근은 쉽지 않다. 백담사에서 약 11킬로미터를 걸어야 하며 마지막 500미터 구간은 일명 깔딱고개라 불리는 고난도 오르막길로 구성되어 있다.

외설악 권역의 경승지도 촘촘하다. 울산바위와 천불동 계곡, 권금성, 금강굴은 설악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꼽힌다.

울산바위는 단일 화강암 봉우리로 구성된 여섯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상을 오르면 동해안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적멸보공에서 바라본 불뇌사리보탑)

고려시대 산성이 있던 권금성 정상 역시 설악산 동쪽을 대표하는 뷰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천불동 계곡은 수많은 바위와 폭포, 깊은 숲이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고 바람이 서늘해 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1월의 신흥사는 산과 절, 문화재와 전설, 전쟁의 흔적과 복원의 기록이 한 동선 안에서 이어지는 드문 여행지다.

겨울 설악산의 선명한 윤곽 속에서 통일대불과 331점 문화재를 품은 사찰을 지나, 해발 1708미터가 만든 절경의 흐름을 따라가고 싶다면 신흥사 여정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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