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상어는 이제 뉴스도 안 됩니다”… 상어 혼획 급증한 동해안, 안전시설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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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해수욕장에 방지망·퇴치기 긴급 배치
출처 : 동해해경 (삼척에서 잡힌 백상아리)

피서철마다 되풀이되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다.

실제로 강원 동해안 해역에서 상어의 출몰이 늘고 있으며, 그 종류와 개체 수 모두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죠스’로 악명을 떨친 백상아리까지 포착됐다.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동해안 상어 혼획 건수는 2022년 1건에서 2023년 15건, 2024년에는 44건으로 급증했다. 2025년 7월까지도 이미 22건이 보고됐다.

강원도와 강릉시가 올해부터 유해생물 방지망과 상어퇴치기 등을 동해안 해수욕장에 설치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출처 : 연합뉴스 (상어퇴치기 설치)

그렇다면 왜 최근 들어 동해안에 상어가 자주 출현하고 있을까. 해수욕장 이용자들은 실제로 얼마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걸까.

과장된 공포와 실제 상황 사이에서 이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름 바다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는 지금, 동해안 상어 출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동해안 해수욕장 인근 혼획만 22건… 여름 피서객 안전 대비 본격화

“상어 출몰 급증한 동해 해변… 안전 설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출처 : 연합뉴스 (상어 방지 그물망 드리운 해수욕장)

강원특별자치도는 2025년 들어 처음으로 도비 4천500만 원을 투입해 동해안 주요 해수욕장 14곳에 유해생물 방지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방지망은 해수욕장의 수영 구역 외곽을 따라 설치되며 상어나 해파리 등 위험 생물의 접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강릉시는 여기에 더해 수상안전요원용 개인 상어퇴치기도 배치했다.

이는 수중에서 전자기장을 발생시켜 상어의 접근을 막는 장치로, 수상오토바이에 부착하는 방식에서 올해는 개인 착용형까지 도입했다.

조치가 강화된 데는 이유가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동해안 상어 혼획 건수는 지난 3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단 1건이었지만, 2023년 15건, 2024년 44건으로 늘었고, 2025년에도 7월까지 22건이 확인됐다.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보도자료 (동해 등수온선의 변화 비교 (왼쪽 2005∼2009년과 오른쪽 2020∼2024년))

이 수치는 주로 어민 신고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관심 어종 위주로만 집계된 결과다. 실제 혼획 건수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

상어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해수온 상승이 꼽힌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역의 평균 표층 온도는 최근 57년간 1.58도 상승했다.

특히 동해는 2.04도 올라 서해와 남해보다 상승 폭이 컸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난류성 어종이 동해로 북상했고, 이를 먹이로 삼는 상어들도 따라 들어온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난류성 어종 중 하나인 방어류의 어획량은 1994~2003년 연평균 1,265톤에서 최근 10년간은 6,709톤으로 430%나 증가했다. 수산과학원이 분석한 상어 위 내용물에서도 이 변화는 드러난다.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자료 (혼획된 상어 어종별 개체 수)

청상아리와 청새리상어는 주로 민달고기, 부시리 등 난류성 어종을 먹는 반면, 악상어는 예전부터 동해에 서식하며 청어 등 한류성 어종을 주로 섭취했다.

즉, 원래 동해에 살던 악상어 외에도 남쪽 따뜻한 바다에 있던 청상아리류가 동해 연안까지 북상한 것이다. 실제 2023년부터 2025년 7월까지 동해안에서 혼획된 상어 81마리 중 청상아리가 40마리로 가장 많았고 악상어 23마리, 청새리상어 12마리, 백상아리도 3마리가 포함됐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공격 위험성이 높음’으로 분류된 종이라는 점이다. 특히 백상아리는 ‘매우 높음’으로 평가된다. 혼획된 개체들의 크기도 위협적이다.

길이가 확인된 상어 중 5마리는 3m 이상이었고, 2.5m 이상은 13마리였다. 청상아리의 평균 길이는 2.75m, 청새리상어는 2.48m, 악상어는 2.13m였다.

출처 : 속초해경 (고성 앞바다서 혼획된 청상아리)

그렇다면 실제 인명 사고는 얼마나 발생했을까. 공식적으로 확인된 상어 공격 사례는 총 8건이다. 이 중 6건은 사망, 2건은 중경상을 입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해수욕장이 아닌 바닷속에서 발생했다.

1959년 대천해수욕장에서 발생한 1건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잠수부나 해녀를 대상으로 한 사고였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24년 9월, 부산 인근 해상 낚싯배에서 청상아리에게 선원이 물린 사건이다.

즉, 해수욕장에서 일반 피서객이 상어에 공격당한 사례는 지난 66년간 단 한 건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와 해양당국이 예방 조치에 나서는 이유는 상어 출현 자체가 해변에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예외적 사고’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자료 (2023년∼2025년 7월 상어 혼획 건수)

전 세계적으로 상어 510종 중 사람을 공격한 기록이 있는 종은 33종이며 그중 백상아리, 황소상어, 뱀상어가 공격 빈도가 높다. 국내 출몰 상어 중에서는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가 사람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공격한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상어가 사람을 일부러 공격하지는 않지만, 특정 종의 경우 예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동해 연안에서 상어 출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로 인해 피서지의 안전 설비는 물론이고, 관련 정보 제공과 응급 대응 매뉴얼 마련도 함께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해수욕장에 출입하는 상어가 당장의 실질적 위협은 아니지만 이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연합뉴스 (위에서부터 백상아리, 청새리상어, 무태상어, 귀상어)

바닷물이 따뜻해질수록 달라지는 동해안의 풍경. 안전과 공존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놓인 올여름, 동해 해수욕장의 변화에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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