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클럽 누리집에서 신청

퇴근길, 붉게 물든 노을 아래 서울 도심의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든 거리엔 낯선 움직임이 시작된다.
누군가는 이어폰을 꽂고, 누군가는 조용히 스트레칭을 한다. 그리고 곧, 그들은 일제히 도시 속 어둠을 가르며 달리기 시작한다.
이들의 목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더 잘 달리기 위해서도, 더 멀리 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들이 찾는 건 ‘하루의 리셋’, 바쁜 일상 속 잠시 숨 쉴 수 있는 틈이다.
숨소리와 발걸음이 어우러지는 이 짧은 밤의 여정은, 누구에게는 소소한 도전이고, 또 누구에게는 치유 그 자체다.

놀라운 건 이 러닝이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정해진 요일, 정해진 장소, 그리고 누군가의 리드 속에서 이들은 일정한 호흡으로 도시를 누빈다.
초보부터 숙련자까지 각자의 속도로 같은 길을 달리는 이 프로그램은, 어쩌면 달리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비밀을 품고 있다.
서울의 밤거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 독특한 장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이 야경 속을 달리고 있는 걸까? 도시의 새로운 밤, 그 중심으로 함께 들어가 본다.
7979 서울 러닝크루
“혼자 뛰기 지루했죠?”

서울시는 시민들의 높아진 러닝 열풍을 반영해 10일부터 ‘7979 서울 러닝크루’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러닝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보다 체계적인 지도를 원하는 시민들이 함께 시내의 야경 명소를 달리며 운동할 수 있도록 기획된 생활체육 프로젝트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총 30주간 4천711명의 시민이 참여해, 서울 도심 곳곳의 다양한 러닝 코스를 누볐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체력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안전하게 러닝을 즐길 수 있도록, 전문 육상선수 출신의 코치들이 맞춤형 지도를 제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러닝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사전에 코스를 점검하고, 현장에서는 페이서(러닝 도우미)로 나서 야간 러닝의 안전성을 높인다.
올해는 참가자의 수준에 따라 청계광장(초보자), 반포한강공원(중급자), 여의도공원(상급자) 등 세 지역에서 차별화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러닝크루 활동은 오는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동마클럽 공식 홈페이지(dongma.club)에서 사전 신청하거나, 현장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권역별 최대 정원은 60명이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www.instagram.com/7979_src)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해당 주차 운영 코스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정규 러닝 외에도 매달 특별한 테마를 접목한 이색 러닝 이벤트를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여름철 무더위를 이겨내는 ‘워터멜런’, 아이와 함께 가을 소풍처럼 즐기는 ‘7979 소풍런’, 산악 러닝 코스를 체험할 수 있는 ‘SRC 트레일런’ 등이 준비되고 있다.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시민들이 달리기를 통해 활력 있는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