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단풍 속 여유로운 산책길로
떠나는 힐링 여행
가을이 깊어가면서 걷기 좋은 산책길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도 단풍을 즐기기 좋은 ‘서울 단풍길 103선’을 선정했다.
총 158km에 걸쳐 은행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등이 심어져 있으며, 무려 7만 그루의 나무들이 서울 곳곳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단풍이 늦게 물드는 만큼, 서울 지역일지라도 지역구마다 단풍 절정 시기가 다르다.
이번 주,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두 곳을 소개한다.
은은한 단풍과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힐링을 즐겨보자.
샛강생태공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샛강생태공원은 도심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숨은 자연 명소다. 여의도 국회 뒤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샛강에서부터 가양대교까지 이어지는 이곳은 갈대와 억새, 버드나무 등으로 둘러싸인 자연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들면 샛강을 따라 오렌지빛과 붉은색으로 물든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도심 속 단풍길로는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증권가 고층 빌딩들과 단풍이 어우러져 도심과 자연이 만나는 색다른 모습을 선사하는 샛강생태공원은 단풍 시즌이 되면 더욱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은 최대한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편의시설이 거의 없고, 산책로 또한 흙길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 내 매점이나 벤치가 없으며,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해 동식물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샛강다리에서 바라보는 공원 전경이 아름다운데, 우거진 숲과 빌딩 숲이 시원하게 펼쳐져 독특한 도심 속 풍경을 연출한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샛강다리까지 이어지는 약 4.6km 구간을 걸으며 갈대와 단풍, 그리고 다양한 습지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산책객에게 여유를 선사하는 이곳에서 도심 속 힐링을 만끽해 보자.
항동철길
서울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항동철길은 과거 경인선 오류동역에서 경기화학으로 이어지던 옛 철길로, 현재는 시민들이 사랑하는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특히 철길을 따라 은은한 단풍과 함께 걸을 수 있어 이색적인 가을 산책길로 주목받고 있다. 철길 주변에는 소나무와 다양한 나무들이 길게 줄지어 있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책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천왕역 3번 출구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철길 초입부는 주택가를 지나며 시작되는데, 이곳에서는 주택가 바로 옆으로 난 철길을 따라 걸을 수도 있고, 소나무가 심어진 거리공원을 통해 한적하게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걷다 보면 점차 나무와 풍경이 주를 이루며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철길을 따라 걸으면 코스모스와 억새가 풍성하게 피어 있어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울 최초의 시립수목원인 푸른수목원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21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25개의 테마원이 조성되어 있다.
수목원 내부에는 작은 도서관과 숲교육센터가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생태학습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장소다.
특히 항동저수지와 어우러진 푸른수목원은 사시사철 자연의 변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을철에는 단풍과 식물들이 어우러져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