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은 것도 싹 내려주세요”… 게시글 삭제 요청으로 난리난 한국명산,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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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열풍 타고 무단출입 급증
단속 어려워 문제 장기화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종욱 (설악산 용아장성)

설악산 남부를 가로지르는 용아장성은 국내에서도 가장 험준한 암릉으로 손꼽힌다. 칼날처럼 날 선 바위들이 수 킬로미터에 걸쳐 이어져 있어 일반 등산객은 접근 자체가 어렵다.

단순한 등산로가 아니라, 고산 등반에 가까운 수준의 전문 장비와 경험이 요구되는 곳이다. 이 일대는 지금까지 수차례 추락사와 조난 사고가 발생한 구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공룡능선과 이어지는 일부 구간은 단속이 어려운 비법정 탐방로로 분류돼 있어 사고 발생 시 구조조차 쉽지 않다.

그중에서도 ‘1275봉’은 공룡능선의 중심부에 솟은 암봉으로, 외형만 보면 공룡능선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정식 탐방로가 아니다. 지형 특성상 바위가 젖으면 미끄럽고 경사도 가팔라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뉴질랜드인에게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가 보호구역 출입은 불가능 하다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이곳에 무단 진입해 촬영한 게시물들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75봉에 대한 탐방 규정과 사고 사례, 그리고 관리 당국의 대응 조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출입 금지구역 ‘설악산 1275봉’

“자연공원법 적용되는 구간… 출입 적발 시 과태료 부과”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설악산)

설악산 공룡능선 중심부의 바위 봉우리 ‘1275봉’. 지난달 이곳에서 60대 등반객이 실종된 끝에 숨진 채 발견됐다.

출입이 금지된 구간이지만 여전히 탐방 시도가 이어지면서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이 비법정 탐방로에 대한 출입 자제를 당부하고, 온라인상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 삭제까지 요청했다.

13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와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275봉을 배경으로 한 사진과 등산 영상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용아장성, 공룡능선, 동해가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봉정암)

1275봉은 설악산 내에서도 공룡능선 한가운데 솟은 대표적인 암봉이다. 지형이 험하고 바위 능선이 이어져 있어 고난도 등반 코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은 정해진 탐방로가 아닌 비법정 구역으로, 자연공원법에 따라 출입이 금지돼 있다. 해당 구간에서 등반이 적발될 경우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현행 규정상 현장에서 직접 적발돼야만 단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제재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허점을 틈타 일부 등산객들이 출입 통제 구역인 1275봉을 오르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위험 지역임에도 인증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위해 무리하게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강태현 (설악산 산악구조대원)

실제로 지난달 중순에는 1275봉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실종된 뒤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이어지자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유사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SNS를 통한 경고에 나섰다. 1275봉 등반의 위험성을 적극 알리고, 온라인상에 올라온 게시글과 사진, 영상 등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출입 금지 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기존보다 확대 설치해 등산객들에게 명확히 안내할 계획이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1275봉은 생태계와 자연 지형 보전을 위해 출입이 제한된 지역”이라며 “바위면이 미끄럽고 경사가 가팔라 낙석이나 추락 같은 중대한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 설악산국립공원 SNS 갈무리 (설악산국립공원 SNS)

이어 “최근 이곳에서 SNS 인증 사진을 촬영하려다 추락해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며 “비슷한 시도를 막고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관련 게시물은 모두 삭제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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