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국립공원 불법행위 중 35% 차지해
수천 개의 리본이 바람에 나부낀다. 그 자태가 이유 없이 방치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산행 중 우연히 이 리본의 경관을 만난다면 무언가 불길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리본들은 설악산국립공원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모인 것들이다. 지난 1년간 비법정 탐방로에서 수거된 것으로, 그 개수만 2천여 개에 이른다.
리본은 원래 조난 방지를 위한 표시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산악회 홍보용 혹은 ‘내가 이곳에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
나무에 묶인 채 방치된 리본들은 햇빛을 가리며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고, 설악산의 자연경관을 해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리본을 전시하는 ‘비법정 탐방로 출입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다.
국립공원이 직접 수거한 리본을 전시해 등산객들에게 자연 파괴의 심각성을 일깨워준다.
또 ‘샛길 출입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양심 리본을 일부 구간에 부착해 등산객들의 잘못된 행위에 경종을 울린다.
그저 리본을 하나 묶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행위가 자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경고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국립공원에서 적발된 불법행위 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비법정 탐방로 출입’이었다.
전체 적발 건수의 35%를 차지하는 이 행위는 단순한 규칙 위반을 넘어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국립공원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비법정 탐방로 출입을 막고 자연보호에 앞장설 계획이다.
설악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자연을 보호하는 올바른 탐방문화 정착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이어져 우리의 자연이 다시 깨끗해지고, 리본이 아닌 자연의 초록빛으로 물드는 설악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