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에 제사를 지낸다고요?”… 일제도 못 벤 600년 수령 은행나무 무료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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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황금빛 단풍으로 뒤덮이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유명 관광지의 혼잡함을 피하지 못한 채, 똑같은 가을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바로 그때,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단 하나의 나무가 있다. 가지 하나도 베어지지 않은 채 600년을 버텨온 이 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이자 상징이다.

조용한 산책길 한가운데 우뚝 선 이 나무는 충절의 정신을 간직한 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황금색 옷을 갈아입는다. 단순한 은행나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신념과 유교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유산이다.

흔한 풍경이 아닌 의미 있는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조용하고 깊이 있는 가을 여행지는 드물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곧 시작될 노란 단풍의 물결 속으로, 충절의 숲이라 불리는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암수 쌍목으로 지정된 유일한 천연기념물, 10월 중순 황금빛 절정”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세종특별자치시 세종동에 위치한 ‘임난수 은행나무’는 고려 말 장군 임난수가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노거수다. 두 그루로 자란 이 나무는 모두 600년 이상 된 것으로,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각각의 높이는 약 20미터에 달하며, 뿌리목 둘레는 큰 나무가 6.9미터, 작은 나무가 5.4미터다. 두 나무는 암수 쌍목 형태로, 유교 문화에서 행단 형식에 따라 좌우 대칭으로 심어진 것이 특징이다.

임난수 장군은 고려 말 탐라 정벌에 공을 세운 인물로, 조선 건국 이후 이성계의 부름에도 관직을 거절하고 은거했다.

그는 생애 마지막을 현재의 양화리에서 보내며 이 은행나무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나무는 단순한 수목이 아니라, 장군의 충절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인식돼 왔다.

출처 : 세종특별자치시 여행정보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관련 기록은 1674년에 간행된 『부안임씨세보』의 부조사우도에서 처음 등장하며 이후 『공산지』(1859), 『연기지』(1934) 등에서도 언급됐다.

조선 태종은 장군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사당에 ‘임씨가묘’라는 명칭을 하사하고, 불천지위로 모시도록 명했다. 비록 임진왜란 중 초상화는 소실됐지만, 숭모각과 은행나무는 지금도 원형을 유지하며 그 정신을 전하고 있다.

매년 가을, 이 은행나무 앞에서는 부안임씨 후손들이 목신제를 올리며 조상을 기린다.

숭모각 뒤편에는 임난수 장군이 고려 왕조를 향해 절을 올렸다는 부왕봉과 상려암 등이 남아 있어 은행나무 탐방과 함께 주변 유적지를 둘러보는 일정도 의미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

단일 노거수가 아닌 암수 쌍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문화재적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받는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나무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숭모각과 어우러져 독특한 시각적 풍경을 완성한다. 흔히 보이는 단풍나무와는 다른 색채와 분위기를 연출하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자연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장소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현장에 주차가 가능하다.

충절의 역사와 황금빛 가을이 공존하는 공간,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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