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진통제와 곤약젤리, 육포까지 공항에서 폐기되는 물품들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 여행객들은 현지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의약품과 간식, 전자담배, 농축산물 등을 기념품처럼 구매해 귀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물품이라도 국내 반입 과정에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실제로 공항 세관에는 매년 반입이 제한된 물품을 소지한 채 입국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품목은 검역이나 허가 절차를 거치면 반입할 수 있지만, 일반 여행객이 이를 사전에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무심코 가방에 넣어온 물건 하나가 폐기 대상이 되거나 과태료, 심지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공항 세관이 가장 예민하게 보는 반입 물품
“곤약젤리부터 멜라토닌, 고농도 전자담배까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반입 제한 품목”
대표적인 반입 제한 품목은 의약품이다. 해외에서 영양제처럼 판매되는 멜라토닌은 국내에서는 요건 확인 대상 품목으로 분류돼 면세 범위 이내라도 반입이 제한될 수 있다.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인기 품목으로 꼽히는 진통제 이브(EVE) 시리즈 역시 국내 반입이 제한된다. 이 제품에 포함된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성분은 의존성과 부작용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감기약 데이퀼과 나이퀼도 주의해야 한다.
해당 제품에 포함된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은 과다 복용 시 환각을 유발할 수 있어 규제 약물 성분으로 관리된다.
천연 성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미국에서 변비약이나 체지방 분해 보조제로 알려진 센노사이드와 요함빈 역시 국내에서는 위해 성분으로 지정돼 반입이 제한된다.
특히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화된 규제 성분 제품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마가 포함된 의약품과 식품, 젤리, 음료 등은 국내에서 규제 성분류로 분류된다.
이를 반입할 경우 단순 폐기 수준을 넘어 규제 성분류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식품도 안심할 수 없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여행객들이 자주 구매하는 곤약젤리는 대표적인 반입 제한 품목이다.
컵 형태 곤약젤리는 질식 위험으로 인해 2017년부터 국내 반입이 전면 금지됐다. 파우치형 곤약젤리 역시 2023년 8월부터 반입 제한 품목에 포함됐다.
농축산물 관련 규정은 더욱 엄격하다. 육포와 햄, 소시지, 치즈, 우유, 버터 등 축산물과 축산가공품은 대부분 검역 대상이다. 생과일과 채소, 견과류, 종자, 흙이 묻은 식물도 반입이 제한되거나 적발 시 폐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해외여행객이 반입하려다 적발된 과일과 채소는 38만 7천173건, 약 605t에 달했다. 축산물도 20만 5천574건, 약 215t이 폐기됐다.
액상 전자담배 역시 주의 대상이다. 니코틴 함량이 1%를 초과하는 액상 전자담배는 국내법상 유독물질로 분류된다.
해외에서 흔히 판매되는 고농도 일회용 전자담배 제품 상당수가 이에 해당해 전량 반입이 제한된다.
세관 통계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확인된다. 인천공항세관의 유치 물품 통계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5월까지 담배가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으로 나타났다. 이어 의약품과 농림축수산물이 주요 적발 품목으로 집계됐다.
면세 범위 초과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신고 대상 물품을 자진 신고하면 관세의 30%, 최대 20만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반면 신고 없이 반입하다 적발되면 40%의 가산세가 부과되며, 2년 내 두 차례 이상 적발될 경우 가산세율은 60%까지 높아진다.
해외여행 후 귀국할 때는 기념품보다 먼저 반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불필요한 불이익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