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수치, 시간대 따라 7배 차이… 자연명소 여행 전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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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6시 집중 분비
계절별 농도 변화 분석으로 본 실효 시점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유형재 (강릉솔향수목원)

산림 치유 효과를 기대하며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을 단풍철과 맞물려 최근 숲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언제 어느 시기에 산림욕을 하면 가장 효과적일까’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강원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강릉시 구정면 솔향수목원의 다섯 지점을 대상으로 피톤치드 농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피톤치드가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시기는 여름 초입인 6월로 나타났다. 이 시기의 피톤치드 농도는 5,314∼8,716 ng/S㎥ 수준으로 측정돼 다른 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는 나무와 식물의 생장이 활발해지는 시기인 만큼 피톤치드 역시 최대치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에서 나오는 천연 항균물질로, 스트레스 완화와 면역력 증진 등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유형재 (꽃 감상하는 다람쥐)

특히 실내 공기보다 수십 배 높은 피톤치드 농도가 유지되는 숲 속에서의 활동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일종의 자연 치유 프로그램으로 주목받는다.

6월 이후인 7월과 8월에도 각각 1,280∼2,115 ng/S㎥, 1,761∼3,592 ng/S㎥로 높은 수치가 유지됐다.

연구기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피톤치드 농도가 1,000 ng/S㎥ 이상이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이에 따라 여름철 숲은 피톤치드를 가장 효과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시기로 분석됐다.

피톤치드가 하루 중 언제 가장 많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시간대 분석도 함께 진행됐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지호 (강릉솔향수목원)

솔향수목원 내 ‘천년숨결치유의길’에서 실시한 24시간 측정 결과, 6월은 오후 3시부터 6시, 7월과 8월은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원은 “산림치유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오후 시간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금은 10월 말, 이미 피톤치드가 최대치로 분비되는 계절은 지난 상태다. 그렇다고 가을철 산림욕의 효과가 무의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가을은 쾌적한 기온과 맑은 하늘, 적당한 습도 덕분에 산림욕을 실천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지금 시기에는 시각적 자극을 통한 심리적 안정 효과도 크다. 무더위로부터 자유로운 날씨에 신체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늘고, 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나뭇잎의 움직임과 숲의 소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유효하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지호 (강릉솔향수목원)

전문가들도 산림욕의 효과는 단지 피톤치드 흡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일정 시간 숲 속을 거닐고 자연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 완화와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을 숲 특유의 색감과 차분한 분위기는 오히려 여름철보다 더 깊은 심리적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피톤치드 수치가 높은 시기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정보지만, 사계절 내내 숲은 인간에게 유익한 공간”이라며 “가을철에도 숲을 찾는 것이 심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산림욕의 적기는 피톤치드 수치가 가장 높은 6월 오후일 수 있으나, 숲이 주는 치유 효과는 가을에도 유효하다.

출처 : 강릉솔향수목원 (솔향수목원 야간개장)

특히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단풍, 공기, 온도, 습도 등 전반적인 자연조건이 조화를 이루면서 숲에서의 체류 만족도를 높여준다.

단풍 절정기를 지나기 전, 시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을 오후에 가까운 산림휴양지를 찾아 산림욕을 실천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계절 여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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