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숨은 보석, 운여해변

충청남도 태안군 고남면에 위치한 운여해변은 서해안에서도 손꼽히는 낙조 명소로 알려져 있다.
운여(雲礖)라는 이름은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포말이 만들어내는 장대한 광경이 마치 구름과 같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썰물 때는 바닷물 위로 바위가 드러나고, 밀물 때는 바다에 잠기는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운여해변은 태안의 숨은 보석 같은 여행지로 최근 사진작가들과 캠핑족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해안사구와 독살이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이곳은 초여름에는 은하수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특히 해변 남쪽의 솔숲 방파제는 밀물 때 바닷물이 안쪽으로 차오르면서 마치 섬처럼 떠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일몰이 지는 시간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반영된 풍경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태안의 여러 해변들 중에서도 운여해변은 유독 ‘여(礖)’라는 지명을 가지고 있다. ‘여’는 물속에 잠긴 바위를 의미하는 순우리말로, 운여는 ‘윗여’라는 뜻을 가진다.
해변에서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어 썰물 때의 해넘이 풍경도 웅장하게 감상할 수 있다. 사진동호인들에게는 물때에 따라 달라지는 경관을 포착할 수 있는 최적의 촬영지로 손꼽힌다.
운여해변은 태안 해변길 7코스인 ‘바람길’(16㎞, 약 5시간 소요)에 포함되어 있어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 길은 황포항에서 영목항을 잇는 코스로, 대체로 평탄한 지형 덕분에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바람길을 따라 걷다가 해 질 녘 운여해변에서 낙조를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전국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지역인 태안군에는 이름도 예쁜 소박한 해변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운여해변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일몰과 은하수, 갯벌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할 만하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물때표를 확인해 썰물과 밀물이 빚어내는 경이로운 순간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