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가을 수요 상승
여름·겨울 성수기 개념 무너져

최근 국내 관광 패턴이 기온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날씨 정보가 아니라, 실제 관광객 수와 연결된 수치로 제시되면서 관광업계의 전략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같은 장소라도 계절이나 기온 변화에 따라 방문객 수가 크게 달라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온이 1도 오르면 방문객이 늘고, 또 어떤 시기에는 같은 온도 상승이 오히려 관광객을 줄이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는 감각적인 체감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수치로 입증된 결과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기후에 따라 수요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그 흐름은 해마다 뚜렷해지고 있다.

기후 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관광산업의 구조와 수익 모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절별로 성수기 기준이 달라지고, 지역별로 관광 전략을 조정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지고 있다.
지금 어떤 계절이 새로운 성수기로 떠오르고 있으며, 반대로 관광 수요가 줄고 있는 시기는 언제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기온과 관광수요의 상관관계
“관광공사, 기온 변화 따른 여행 수요 분석 결과 발표”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에는 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휴양 관광지를 찾는 이들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7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변화가 관광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2024년 10월까지의 통계 기준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휴양 관광지의 방문객 수가 13.5% 증가한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반면 여름철인 6월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지역 관광지의 방문객 수가 9.6%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에는 일정 온도를 넘어서면 외부 활동을 기피하게 되고 실내 활동이나 피서지 중심의 이동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기상청의 기후 정보와 이동통신사의 위치 기반 관광 데이터 등을 결합해 관광지 유형별 방문객 변화를 정량적으로 측정한 것이다.
분석 대상 기간은 2018년부터 2024년까지이며, 이를 2018∼2021년과 2022∼2024년으로 구분해 시기별 변화 추세를 비교했다.
기온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성수기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의 대표적인 여행 성수기로 여겨졌던 5월은 점차 그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인 3월과 4월이 새로운 성수기로 자리 잡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벚꽃 개화 시기 변화와도 연관된다. 전국 평균 기준으로 벚꽃이 피는 시점이 2018년에 비해 2024년에는 약 3일가량 빨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계절별 자연 현상의 앞당겨짐이 여행 수요의 시기를 함께 이동시키고 있다.
여름철에는 휴양지 방문 수요가 8월로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전에는 7월과 8월에 걸쳐 고르게 분산됐던 수요가 한여름 한가운데로 쏠리면서 특정 시기에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반면 가을은 기온 상승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비교적 꾸준히 이어지는 유일한 계절로 나타났다.
겨울은 상황이 가장 급격하게 바뀌는 시기로 분석됐다. 스키장의 개장 시기가 전반적으로 늦어졌으며 적설량이 감소하면서 운영 기간도 짧아졌다.

이에 따라 겨울철 관광지 대부분에서 방문객 수가 줄어들며 전통적인 겨울 성수기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2018년 이후 국내 평균기온이 1.7도 상승하면서 계절별 여행 수요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기후변화는 관광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로, 이번 분석 결과는 향후 관광정책 수립과 상품 개발의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