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 같은 경산 반곡지
이번 주 지나면 복사꽃 사라진다

4월 중순, 벚꽃이 하나둘 지고 난 자리를 분홍빛 복사꽃이 이어받았다.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지에는 지금,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봄의 끝자락에서 사라지고 있다.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이 풍경은 이미 사진 작가들과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출사 명소다.
반곡지는 1903년 조성된 농업용 저수지로, 120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즈넉한 공간이다.

수면 위로 드리운 수백 년 된 왕버들 고목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반영은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주며, 그 자체로도 훌륭한 사진 배경이 된다.
이미 지난 주부터 만개한 복사꽃은 반곡지 전체를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이 시기 반곡지를 걷는다면 나무터널처럼 이어진 왕버들 흙길과 복사꽃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자연이 전하는 고요한 위로를 만끽할 수 있다.
드라마 <아랑사또전>, 영화 <허삼관> 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반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이자, 행정안전부가 뽑은 ‘향토자원 Best 30’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마다 복사꽃이 피는 4월이면 사진가와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이유다. 올해는 예년보다 개화가 조금 빨라 복사꽃을 온전히 감상하려면 이번 주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쉽게도 올해는 당초 4월 5일 열릴 예정이었던 ‘반곡지 복사꽃길 걷기대회’가 전국적인 산불 등 재난 상황에 따라 취소됐지만, 개인 여행객의 방문은 여전히 가능하다.
축제는 없지만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꽃길을 걷고 사진을 찍기엔 더없이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반곡지는 넓은 유역과 저수량을 자랑하는 곳으로, 봄에는 복사꽃, 여름에는 짙은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마을 이름 반곡리 역시 ‘소반을 닮은 골짜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지형 자체도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복사꽃이 바람에 흩날리기 전, 봄의 마지막 색을 간직하고 있는 경산 반곡지는 복사꽃이 사라진 이후로도 신록이 아름다워 한번 쯤 가볼 만한 산책 명소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한적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무릉도원 같은 풍경 속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