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로 승부하는 K-쇼핑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한때 한국 여행에서 필수 코스로 꼽히던 백화점과 면세점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고, 대신 명동과 홍대, 성수에 위치한 로드숍과 생활용품점이 새로운 쇼핑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올다무’로 묶여서 불리는 CJ올리브영, 무신사, 다이소 같은 브랜드가 대표적인 관광객의 K-쇼핑 성지다.
CJ올리브영은 이전부터 뷰티 제품으로 유명해 뷰티관광버스까지 운영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현재까지도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지가 되었으며, 1분기 기준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명동타운점과 홍대타운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외국인들은 주로 스킨케어 제품과 마스크팩을 구매하며, 최근에는 색조 화장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명동타운점의 경우 하루에 약 4천~5천 명의 외국인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붐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 트렌디한 디자인, 높은 품질로 명성을 얻은 이곳은 외국인 고객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현재 명동점에서는 외국인 매출 비중이 45%에 달한다. 홍대점과 성수점 역시 외국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외국인들에게 ‘가성비 쇼핑 천국’으로 불리며, 명동과 홍대에 위치한 매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다이소에서는 화장품, 마스크팩, 김, 라면 같은 제품이 주요 인기 품목이다. 1분기 기준 다이소 전체 매장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으며, 결제 건수는 6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 변화는 단체 관광객에서 개별 관광객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은 값비싼 상품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선호하며, 한국의 로드숍이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킨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쇼핑 장소 1위로 로드숍(48.4%)이 꼽혔고, 이어 백화점(35.9%), 대형 쇼핑몰(35.6%)이 뒤를 이었다.
이런 트렌드는 단순히 한국 내에서의 쇼핑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본국에서도 K-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계기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치적 이슈로 외국인 관광객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이런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외국인 관광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K-뷰티와 K-패션 중심의 쇼핑 문화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통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로드숍에서 시작된 이 새로운 K-쇼핑 트렌드는 한국 유통업계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