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필요 없다”… 천 년을 버틴 신라불상•바위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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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천년을 넘긴 유적이 풍화되지 않고 버틴다는 건 어떤 재료 덕분일까. 오랜 세월을 버틴 탑과 불상들이 경주의 산속 바위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면, 그 바위는 단순한 돌이 아니라 문화재의 토대이자 보호막이라 봐야 한다.

경주 남산의 바위절벽은 단지 절경을 이루는 경치가 아니다. 신라 불교 예술의 정수를 담고 있으면서도,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질학적 특징이 있다.

경주의 주요 석조문화재가 대부분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잘 알려졌지만, 그 화강암이 남산에서 나왔다는 점은 의외일 수 있다. 대리암이나 석회암이 아닌 단단한 화강암이었기에 조각은 어렵지만 대신 오랜 세월에도 마모되지 않았다.

또 남산의 화강암은 조각에 적합할 정도의 틈을 지니고 있어 불상과 탑이 태어날 수 있었다. 자연이 만든 바위틈에 인간의 손길이 더해졌고, 그 위에 신라의 신앙과 예술이 남았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여름의 초입, 그 바위틈을 따라 시간 속으로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바위를 통해 문화를 보는 여정, 남산 화강암으로 떠나보자.

남산 화강암

“단층활동으로 생긴 수직 틈 따라 조각된 경주 남산의 마애불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순환로 341-126 일대에 위치한 ‘남산’은 금오봉(468m)과 고위봉(494m)을 중심으로 이어진 타원형 산지로,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이다.

이곳의 화강암은 단단한 조직과 내구성을 지니고 있어 풍화에 강한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성질 덕분에 신라시대 조각 문화재가 오늘날까지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을 수 있었다.

남산은 문화재 밀집지로도 유명한데, 그 배경에는 이 화강암 지형이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처럼 신라 불교미술의 상징이 된 문화재들도 바로 이 남산 화강암을 재료로 사용해 조성된 것이다.

남산 일대에는 수직 절벽이 곳곳에 발달해 있다. 이는 남산 화강암이 일반 화강암보다 수직 틈이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이렇게 수직 절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배경에는 과거 이 지역에 일어났던 단층활동이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다.

지각이 벌어지며 암석 내부에 직각 방향의 틈이 생기고 이후 침식과 풍화에 의해 절벽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이 틈이 신라인들에게는 하나의 조각면이 되었고, 그 위에 마애불을 새겨 넣는 문화재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문화재로는 마애삼존불좌상, 선각여래좌상, 마애석가여래좌상이 있다. 모두 바위절벽을 그대로 활용해 조각된 불상들로, 바위의 결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상화되었다.

이는 신라인들이 단순히 돌을 깎는 수준이 아니라 암석의 특성과 방향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접근했음을 보여준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단단하면서도 틈을 지닌 남산 화강암은 이러한 조각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문화재와 지질학이 맞물린 유산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이 일대는 경북동해안지질공원의 일부로 분류되어 있으며 역사와 지질을 동시에 해설할 수 있는 교육적 가치도 높다. 문의는 경북동해안지질공원 안내 전화(053-950-7996)를 통해 가능하다.

여름철 산행지로도 각광받는 남산은 그늘진 바위 아래에서 조용히 유산을 감상하기에 좋은 장소다.

단단한 돌 속에 남겨진 문화, 그리고 그 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수천만 년의 지질 과정을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남산은 여름 여행지로서도 가볍지 않은 깊이를 지닌다.

출처 :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 (경주시 ‘남산 화강암’)

이번 여름, 바위와 유적이 공존하는 고요한 산길을 걷고 싶다면 남산 화강암을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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