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 여행지

11월 초,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 동해안에는 유독 전설의 기운이 짙게 감도는 장소가 있다. 그곳에서는 수천 년 전 신라의 향가가 바람을 타고 다시 들려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절세미인으로 전해지는 수로부인의 전설이 조각으로 되살아난 공간, 해돋이의 장관이 겹쳐지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전설과 현실이 공존하는 산책 명소’로 불린다.
새벽이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가 초대형 수로부인 상의 어깨를 비추고, 그 빛이 바다에 닿을 때면 신화와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
해돋이 명소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남화산 정상은 이제 ‘수로부인 헌화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다.

전설이 깃든 조각공원에서 맞이하는 동해의 빛, 그 신비로운 풍경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수로부인 헌화공원 (남화산 해맞이공원)
“동양 최대 규모 조형물, 향가 속 인물을 기념한 이색여행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구로 33-17에 위치한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수로부인 설화를 모티프로 조성된 테마형 조각공원이다.
임원항 뒤편 남화산 정상에 자리한 이곳은 바다를 마주한 절벽 위의 공원으로, 시야 가득 펼쳐지는 동해의 풍광과 함께 신라의 향가 ‘헌화가’와 ‘해가’에 등장하는 수로부인의 이야기를 현대적 예술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공원 내부에는 전설을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과 그림이 설치되어 있으며 모두 천연 석재를 이용해 재현되었다.
특히 중심부에 자리한 수로부인 조각상은 높이 10.6m, 가로 15m, 세로 13m, 무게 500톤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천연 돌로 만든 동양 최대의 조각상이다.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곡선미를 지닌 조각은 바다를 향해 서 있어 해가 떠오를 때마다 수로부인이 동해를 바라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 전설의 주인공 수로부인은 신라 성덕왕 시대의 인물로, 강릉태수 순정공의 부인이었다.
남편을 따라 길을 가던 중 바다 절벽 위에 핀 철쭉꽃을 보고 꺾고 싶어 하자, 소를 몰던 노인이 직접 꽃을 꺾어 바치며 향가 ‘헌화가’를 읊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 바닷가 임해정에서 용이 나타나 수로부인을 바닷속으로 데려갔으나, 백성들이 ‘해가’를 부르자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는 설화도 남아 있다. 헌화공원은 이러한 이야기를 조각과 노래, 산책로로 엮어 과거의 전설을 오늘의 공간 속에 녹여냈다.

남화산은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조성되기 전부터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왔다. 임원항에서 정상까지 도보로 약 20분이 소요되며 길이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산책로 초입에는 높이 51m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경사진 구간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중간중간 휴게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 동해의 짙푸른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새벽에는 붉게 물드는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예로부터 ‘바다와 전설이 함께 깨어나는 산’이라 불린 이유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이용 시간은 평상시인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표 마감은 오후 5시다.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매표는 오후 4시에 마감된다.

휴일은 매월 18일이며, 18일이 공휴일 또는 연휴에 해당할 경우 다음 평일이 휴무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어른 3,000원, 청소년과 군인 2,000원, 어린이와 경로는 1,500원이다. 단체 30명 이상은 할인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주차는 무료로 가능하다.
바다의 아침을 전설과 함께 맞이하는 특별한 경험, 11월 초 서늘한 바람과 함께 수로부인 헌화공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