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에 펼쳐지는 ‘이순신 승전길’

이순신 장군의 승전지들이 하나의 길로 연결된다. 경남도는 남해안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 콘텐츠로 ‘이순신 승전길’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이순신 장군이 23전 23승을 거둔 경남·전남·부산 지역의 승전지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한 걷기 여행 코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역사적 의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남해안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창원, 통영, 사천, 거제, 고성, 남해 등 6개 시군을 연결하는 총 159.8km 길이의 12개 테마 노선이 조성된다.

이 지역들은 모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무찌른 대표적인 해전지들로, 합포해전(창원), 당항포해전(고성), 옥포해전(거제), 한산해전(통영), 사천해전(사천), 노량해전(남해) 등 굵직한 승리의 기록이 남아 있다.
경남도는 올해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해 승전길 전 구간에 안내체계를 구축하고, 주요 거점에 상징 조형물과 안내 표지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승전길의 시점과 종점, 핵심 구역에는 통일된 디자인의 공통 상징물을 설치해 하나의 브랜드로서 승전길을 홍보하며, 각 시군별로 특색을 반영한 조형물을 추가로 배치해 지역별 개성을 살릴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역사 탐방을 넘어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 경남도는 ‘승전길 원정대’를 모집해 코스를 직접 걸으며 길의 접근성과 안전성 점검, 최적화된 경로 설정 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들은 승전길을 걷는 과정에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한편,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경남도는 이순신 승전길과 함께 ‘백의종군로’와 ‘수군재건로’도 정비할 계획이다. 백의종군로는 이순신 장군이 억울하게 파직당한 후 한양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던 길을 따라가는 역사적 코스로, 진주·하동·산청·합천 지역을 중심으로 유적지를 연결해 정비한다.
또 명량해전으로 가는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재건했던 여정을 담은 ‘수군재건로’ 경남 구간도 개발해 역사적 흐름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경남뿐만 아니라 남해안 전체를 하나의 역사 관광벨트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남도는 남해안 3개 시도(경남·전남·부산)와 협력해 4천억 원 규모의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향후 이를 정부 계획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코리아 둘레길 ‘남파랑길(남해안 1,470km 걷기 여행길)’과도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역사 트레킹 코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