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2배 뛴 일본,
한국 쌀 ‘득템’ 후기로 입소문
기념품 대신 ‘10kg 쌀 쇼핑’
최근 일본에서 쌀값이 급등하면서,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 ‘쌀 쇼핑’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념품 대신 한국산 쌀을 사서 돌아가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인 A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서울에서의 미션은 쌀을 사서 돌아가는 것”이라는 글과 함께, 대형 마트에서 10kg짜리 쌀을 구입한 사진과 공항에서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10kg 쌀이 8천 엔, 우리 돈으로 약 8만 원에 달하지만, 한국에서는 3천 엔, 약 3만 원 수준이라 절반도 안 된다”며 ‘득템’ 소감을 전했다.
인천공항에서 검역 신고를 마친 뒤 무사히 오사카로 돌아간 그는 “검역은 어렵지 않았지만 무거운 쌀을 들고 이동하는 것이 근육 운동 같았다”고 덧붙였다.
A 씨뿐 아니라 최근 일본 SNS에서는 “쌀이 기념품이 되는 시대”, “다들 쌀을 캐리어에 넣어간다”는 식의 후기들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소매점 기준 쌀 5kg 평균 가격은 약 4,200엔(약 4만2천 원)으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쌀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의외의 쇼핑템’으로 부상한 것이다.
일본의 쌀값 급등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기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 농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비료값 상승, 일부 소비자들의 사재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두 차례에 걸쳐 시장에 풀었지만, 가격 안정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급기야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쌀밥 횟수를 줄이기까지 했다.
일본 내에서는 한국산 쌀뿐 아니라 관세가 높게 붙는 수입 쌀조차도 자국산보다 저렴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실정이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일본이 자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쌀에 700%가 넘는 관세를 붙인 것을 비판하기도 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외쌀이 더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여행에서 쌀을 사는 이색 트렌드는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일본 내 생활 물가의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내의 쌀 공급 부족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