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연계 방한 여행 수요 증가 추세

전 세계적인 ‘러닝’ 열풍이 한국까지 번지면서, 달리기를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
최근 국내 러너들 사이에서는 여행과 달리기를 결합한 ‘런트립’ 혹은 ‘러닝 홀리데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여행 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관광과 러닝을 동시에 즐기려는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자사 해외지사를 통해 참가자를 유치한 ‘경주벚꽃마라톤’(4월 3일 기준)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 테마관광팀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와 연계한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경주벚꽃마라톤을 비롯해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라톤 대회와 트레일 행사 등을 기반으로 외국인 대상 스포츠 관광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벚꽃부터 단풍까지, 자연 속을 달리는 국내 마라톤 대회
“벚꽃 보며 달리고, 바다 따라 걷는다”

한국에서는 매년 150~200개 안팎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 지방자치단체, 언론사, 기업, 스포츠 단체, 러닝 동호회 등 다양한 주체가 주최하기 때문에 콘셉트도 각양각색이며, 참가자 입장에서는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국내 마라톤 대회의 큰 장점은 합리적인 참가비다.
대부분 2만 원에서 5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도심 풍경은 물론 벚꽃길, 바닷가, 호수, 산길 등 계절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가 많아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외국인 러너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마라톤 대회로는 서울마라톤(3월), 경주벚꽃마라톤(4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10월), 트랜스제주(10월), 울주나인피크(400명 규모), JTBC서울마라톤(11월) 등이 있다.

실제로 올해 서울마라톤에는 약 3800여 명의 외국인 참가자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대회 외국인 참가자(약 3000명)보다 26.6% 증가한 수치다.
마라톤 참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국내 러닝 명소
“마라톤 안 해도 괜찮아요”

마라톤 대회에 굳이 참가하지 않아도, 전국 곳곳엔 달리기 좋은 코스들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서울 한강변, 부산 수영강, 대전 갑천, 대구 두류공원, 제주 올레길 등이 러너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보다 넓은 범위에서 달리기를 즐기고 싶다면 ‘코리아 둘레길’이 제격이다. 해파랑길(동해안), 서파랑길(서해안), 남파랑길(남해안), DMZ 평화의 길 등으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총길이가 약 4500km에 달하며, 한반도의 외곽을 따라 조성된 대표적인 걷기 여행길이다.
코스마다 오르막길이 있는 구간도 존재하지만, 대부분 평탄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나 러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점점 주목받고 있는 코스다.

이 둘레길을 보다 알차게 즐기려면 ‘두루누비’ 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각 코스의 길이, 난이도, 예상 소요 시간은 물론 주변 관광지, 화장실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다.
코스 내 QR코드를 활용해 스탬프를 모으면, 앱에서 공식 완보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