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 하나 보려고 여행 왔어요”… 1600년 전 백제가 일본 위해 만든 칼에 현대 일본인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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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112건·중요문화재 16건 등 눈길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칠지도가 공개된 모습)

유리 진열장 앞에 선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춘다. 눈앞에 놓인 건 낡았지만 기이한 형태를 지닌 오래된 칼 한 자루다.

칼을 바라보던 이들 사이에서는 감탄이 잇따른다. 몸체에서 좌우로 뻗은 여섯 개의 가지, 전체 일곱 개의 칼날이 만드는 강렬한 인상은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단순한 무기가 아닌, 고대 한일 교류의 흔적을 품은 유물 ‘칠지도(七支刀)’다.

백제가 일본 왜왕에게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칼은 약 1600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칠지도가 공개된 모습)

일본에서 역사와 문화를 테마로 한 특별한 전시를 찾고 있다면, 이 전시에 대해 알아보자.

백제의 칼 ‘칠지도’, 일본에서 공개

칠지도가 전시되고 있는 곳은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나라국립박물관이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 서신관 모습)

이 박물관은 개관 130주년을 맞아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특별전을 열었고, 칠지도는 그 전시를 대표하는 주요 유물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이 칼이 대중 앞에 전시된 것은 2015년 규슈국립박물관 이후 약 10년 만이다.

박물관 측은 칠지도를 “백제 왕실이 왜왕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유물”이라고 설명하며, 1600년 전 한일 간 외교와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칼날의 본체를 중심으로 좌우로 여섯 개의 가지가 뻗어 있는 독특한 형상은 이름 그대로 ‘일곱 개의 칼날’을 뜻하는 칠지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칠지도가 공개된 모습)

이 유물은 현재 나라현 덴리시에 위치한 이소노카미 신궁에서 보관되고 있다. 1874년경 학계에 처음 알려졌으며, 1953년 일본의 국보로 지정됐다.

오랫동안 신성한 신물로 여겨졌던 이 칼은 발견 당시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으나, 보존 작업을 거치는 과정에서 칼 몸체에 새겨진 금빛 명문이 드러나면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전체 길이는 74.9cm이며, 앞면과 뒷면에는 각각 금속으로 새긴 약 60자의 글자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일부는 부식으로 인해 판독이 어려운 상태다.

대표적인 명문으로는 제작 시점을 유추할 수 있는 ‘태○사년 ○월 십육일 병오’(泰○四年○月十六日丙午)와, 뒷면에 새겨진 ‘백제왕세’(百濟王世) 이후 이어지는 구절이 있으며, 이들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학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특별전 언론 공개회에서 칠지도가 공개된 모습)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 고대 사료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칼 앞면에는 ‘태화 4년 ○월 16일 병오 한낮에, 백 번 제련한 철로 칠지도를 만들었다. 병해를 물리치기에 적합하며, 공손한 후왕에게 주기 알맞다. ○○○○가 만들었다’는 내용이, 뒷면에는 ‘이전에는 이와 같은 칼이 없었다. 백제왕이 왜왕을 위해 특별히 제작했고, 후세에 전하도록 하라’는 내용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시에는 일본 국보 112건, 중요문화재 16건 등 총 143건의 유물이 함께 출품됐다. 칠지도는 그 가운데에서도 단독 진열장에 전시돼 있으며, 전시 말미를 장식하는 주요 유물로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 측은 전시 전단과 안내문 등을 통해 칠지도를 ‘초국보’로 소개하며, 고대 국제 교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유물로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전시장 내부에는 고 요시다 아키라(吉田晶, 1925~2013)가 2001년에 펴낸 저서 『칠지도의 수수께끼를 풀다』에서 인용한 명문 해석 자료도 함께 전시돼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개관 130주년 기념 특별전 ‘초(超) 국보 – 영원의 아름다움’ 언론 공개회 모습)

이한상 대전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칠지도의 전시 의의에 대해 “이 유물은 4세기 최고 수준의 금속 가공 기술이 담긴 예술품이자 백제와 왜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유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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