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강물이 흐르는 철교 위를 느리게 건넌다. 좌우로는 숲이 벽처럼 둘러서 있고, 이따금씩 나타나는 터널은 익숙한 시야를 끊어놓는다.
그 어둠 속, 돌연 쏟아지는 조명이 공간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불 꺼진 영화관처럼 고요하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빛의 연출에 모든 감각이 집중된다.
현실이 아닌 다른 시공간으로 들어선 듯한 착각. 메마른 도시의 리듬과는 전혀 다른 속도로, 시간은 더디게 흐르고 마음은 가벼워진다. 계절은 초가을, 한낮의 볕은 부드럽고 바람은 땀보다 먼저 피부를 훑는다.
아직 단풍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짙은 녹음을 품은 풍경은 충분히 생생하다. 페달을 밟는 발끝에는 서두름이 없고, 바퀴는 철로 위를 따라 일정하게 굴러간다. 기차 대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이동하는 이 특별한 체험은 우리가 흔히 아는 ‘여행’의 틀을 벗어나 있다.

지금부터 정선의 옛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레일바이크 여행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정선레일바이크
“이색 이동수단으로 체험하는 초가을 자연 탐방지”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여량면 노추산로 745에 위치한 ‘정선레일바이크’는 우리나라 최초의 레일바이크 체험지로, 정선선의 폐선을 활용해 7.2킬로미터 구간을 여행자에게 개방하고 있다.
구절리역을 출발해 아우라지역까지 약 30~40분 동안 이어지는 이 코스는 시속 15~20킬로미터로 달린다. 페달을 밟는 수고는 있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인승과 4인승 두 종류의 바이크가 마련돼 있으며 가족 단위나 친구, 연인 단위의 여행자들이 다양하게 즐기기에 적합하다.
바퀴가 철길 위를 지나는 동안 풍경은 쉴 새 없이 바뀐다. 정선의 계곡과 숲이 교차하고, 기찻길 위로 아슬하게 놓인 철교에서는 강물이 아래로 흐른다. 특히 터널 구간은 이 레일바이크의 백미다.

외부의 햇살과 공기가 차단되는 순간, 내부에 설치된 다양한 조명이 시야를 채운다. 마치 시간의 문을 통과하는 듯한 연출은 단순한 이동 이상의 체험을 선사한다.
도착지인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면, 같은 구간을 되돌아가기 위해 풍경열차로 환승하게 된다. 페달을 밟던 이동 방식에서 동력 기관차로 바뀌는 이 전환은 같은 경로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속도는 빠르지만 창밖 풍경을 감상하기엔 오히려 더 여유롭다. 창문 밖으로 흐르는 강줄기와 숲, 기찻길의 곡선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리듬은 한층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양쪽 종점에는 각각 특색 있는 카페도 운영 중이다. 구절리역의 ‘여치카페’와 아우라지역의 ‘어름치카페’에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두 카페는 기차 외관에 여치와 어름치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더해 포토존으로도 활용되며 어린이와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연중무휴 운영되며 주차 또한 가능하다. 이용시간은 하절기(3월~10월) 기준으로 08시 40분, 10시 30분, 13시, 14시 50분, 16시 40분 총 다섯 차례이며 동절기(11월~2월)에는 10시 30분, 13시, 14시 50분으로 하루 세 차례 운행된다.
요금은 일반 기준 2인승 3만 원, 4인승 4만 원이며 단체 이용 시에는 각각 2만 7천 원, 3만 6천 원으로 할인된다.
기차와 자전거의 경계에서 색다른 이동의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이번 초가을 정선레일바이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