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날씨·시설 논란에 SNS 불만 폭주
엑스포 흥행 빨간불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지난 13일 화려하게 개막했지만, 단 이틀 만에 관람객 수가 반토막 나며 흥행 실패 우려가 현실로 떠오르고 있다.
1970년대 오사카에서 개최한 뒤 ‘55년 만의 개최’라는 상징성과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안전 문제, 악천후, 운영 미숙, 화장실 논란 등 복합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방문객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개막일 11만 9,000명이었던 관람객 수는 15일 5만 1,000명으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주최 측은 폐막일인 10월 13일까지 2,82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하루 평균 15만 명이라는 목표 달성은 요원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개막 전 박람회장 내 4곳에서 메탄가스가 검출됐고, 그중 일부는 폭발 가능 농도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실제 공사 중 폭발 사고도 있었던 만큼 관람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수학여행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개막일에는 악천후가 겹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비바람은 ‘대형 링’ 건물 아래까지 들이쳤고, 비를 피할 공간이 부족해 관람객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빌리온도 긴 대기줄로 몸살을 앓았고, 안내소에서는 단순 종이 지도를 받기 위해 30분 이상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SNS에서는 “#엑스포 위험해(万博ヤバい)”, “#이제 돌아가고 싶다(もう帰りたい)”는 해시태그가 트렌드에 올랐다.
Arc Times의 ‘토시 오가타’는 비가 오는 날씨에 1시간 가까이 엑스포 입장도 하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아이가 ‘이제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우는 광경을 목격했다는 내용을 올려 주목을 모았다.
설상가상으로 박람회장 내 일부 화장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유아 화장실의 경우 칸막이가 없어 아이들의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성 소수자를 배려한 ‘올젠더’ 화장실은 전체 화장실의 40%를 차지해 일반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2억 엔(한화 약 20억 원)을 투입한 이 화장실에 대해선 ‘예산 낭비’라는 비난도 거세다.
이외에도 개막 직후 입구 부근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해 QR코드 입장이 지연되었으며, “가방에 폭발물이 있다”고 외친 고령 남성이 체포되는 소동까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약 200명의 관람객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시민 반응 역시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엑스포에 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고작 13%에 불과했다.
엑스포 협회 측은 “앞으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홍보 강화 계획을 내놓은 상황이다.
55년 만에 돌아온 세계박람회가 ‘재도약의 계기’가 아닌 ‘국민적 실망’으로 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