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삼시세끼> 나왔던 이 곳
짧고 간결하지만, 하나의 문장에 많은 울림을 주는 시가 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단편시 <섬>이 그런 작품으로, 작품 속 ‘섬’의 의미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타인과의 교감이나 관계 혹은 단절된 관계의 통로로도 해석되는 ‘섬’은 인간관계에 다양한 모습이 있는 만큼 각양각색의 모습을 지니고 있을 개념이다.
실제로도 섬 지형은 모두 다른 개성을 지닌다. 섬들은 전부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공통점을 지녀도 퇴적되고 침식되어 형성된 지형과 그곳에서 서식하는 생물의 분포는 전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전남 신안은 흥미로운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전남 신안은 대한민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섬을 지닌 지역이기 때문이다.
신안군에는 실제 1025개의 섬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일반적으로는 1004개의 섬이 있다고 알려져 ‘1004섬 신안’이라는 명칭이 따라붙는다.
각 섬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섬 투어 매니아들에게는 호평일색이며, <1박 2일> 같은 국내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나오기 좋은 여행지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리에 위치한 만재도는 만 개의 재물이 있는 섬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밤에 고기가 많이 잡힌다는 속설도 함께 지니고 있다.
2010년대 <1박 2일>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뱃길로 갈 수 있는 가장 먼 섬이라고 소개되었다. 목포에서 뱃길로 5시간 40분이나 걸려 관광객의 접근이 힘든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접안 시설과 선착장을 정비하는 어촌 뉴딜 사업으로 목포에서 2시간 10분 만에 닿는 직항로가 생겼다.
만재도는 차승원이 오븐 대신 아궁이로 빵 굽고 피자까지 만들었던 <삼시세끼 어촌 편> 시즌1,2의 배경이기도 하다.
방송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용한 시골 어촌 마을의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는 이곳은 온갖 싱싱한 수산물을 잡을 수 있는 자연의 보고이다.
돔, 김, 미역, 톳 등 다양한 해조류와 우럭, 장어, 전복, 홍합 등이 잡히는 청정 수역으로, <1박 2일>에 나온 모습처럼 바위에 붙은 거북손을 채취할 수도 있다.
낚시꾼 뿐만 아니라 만인에게 통할 만재도의 매력을 손꼽는다면, 자연이 만들어낸 광활한 주상절리라고 할 수 있다.
주상절리는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작용에 의해 수직의 돌기둥 모양으로 갈라진 화산암 기둥의 무리를 뜻한다.
마치 암석을 조각해 놓은 듯이 깎아지른 절벽은 현재 한국에는 만재도 주상절리를 포함하여 제주 중문 대포해안 주상절리, 경북 경주시 양남 주상절리, 경북 포항시 달전리 주상절리, 광주 무등산 주상절리, 경북 포항시 오도리 주상절리 총 5곳 밖에 되지 않는 희귀한 풍경이다.
만재도의 주상절리는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어 학술 가치가 높게 평가되었다. 그 결과 만재도의 주상절리는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될 예정이다.
올해 국내에서 희귀하고 신선한 풍경을 찾고 있는 여행객이라면, 이제는 멀리 있다가 부쩍 가까워진 섬 만재도를 찾아가 보자.
평화로운 어촌 마을과 돌섬에서 만난 주상절리의 신비로운 매력을 만나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거긴 무서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