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부터 청보리, 튤립, 꽃잔디까지
봄꽃으로 물든 예천 회룡포
한적함을 넘어 고요함이 흐르는 곳. 봄이면 이 작은 마을도 활짝 깨어난다. 경북 예천의 회룡포는 봄꽃과 함께 피어난다.
회룡포는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에 위치한 마을로,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마을을 동그랗게 휘감아 육지 속 섬을 이루는 독특한 지형을 자랑한다.
내성천의 유려한 곡선은 마치 용이 휘감아도는 모습과도 닮아 ‘회룡포(回龍浦)’라 불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7가구 남짓한 주민들이 조용히 살아가는 이 마을은 예천 8경 중 하나이자, 전국에서도 여행 고수들만 알 수 있는 봄꽃 명소다.
마을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건너야 할 ‘뿅뿅다리’는 회룡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공사현장에서 쓰이던 구멍 뚫린 철제발판 위를 지나면, 물이 많을 때 구멍 사이로 물이 솟아오르듯 보여 이 다리에 붙여진 별명이다.
본래 임시 다리였지만 명물이 되면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는 작은 길을 따라 유채꽃과 청보리, 튤립, 꽃잔디가 발길을 붙잡는다.
올해 회룡포에는 유채꽃밭 2.7ha, 청보리밭 2ha, 꽃잔디 800㎡가 조성돼 봄꽃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예천군은 회룡포 정원화 사업을 통해 튤립과 수선화를 구간별로 배치해 계절별 정원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 강이 어우러진 회룡포는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정원처럼 느껴진다.
회룡포의 진면목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에 있다. 마을 건너편 향석리 장안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회룡대에 오르면, 강이 원을 그리며 흘러가는 마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수묵화 속의 풍경처럼 신비롭고도 평화롭다.
이번 주말인 4월 19~20일에는 회룡포 모래사장에서 다채로운 봄맞이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유채꽃밭 사이를 누비는 미로공원 보물찾기, 포토존 투어, 어린이 레크리에이션, 푸드트럭까지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마을은 작고 조용하지만, 봄꽃과 함께한 추억은 오히려 더 크게 남는다.
예천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봄꽃이 만발한 회룡포에서 자연 속 여유와 색다른 체험을 동시에 느끼며 인생샷을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보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마을. 봄이 머무는 회룡포는, 한적함 속에 피어난 아름다움의 진가를 보여주는 특별한 봄꽃 명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