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곡 보이는 투명유리 걸어보자”… 시니어에게 추천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댓글 0

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철원군 (철원군 ‘한탄강 횃불전망대’)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아 보이는 계절, 철원의 한 구석에서 이색적인 구조물이 시선을 붙든다.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땅 위에 세워진 현대적 탑, 그것은 단순히 ‘전망대’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무암 협곡 위로 우뚝 솟은 강철 구조물은 45미터 높이의 철제 몸체가 하늘을 찌르듯 뻗어 올라 철원의 상징이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안에 담긴 의미다. 1945년 광복과 1953년 정전협정을 숫자로 새겨 넣은 탑은 ‘기억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조형미와 상징성을 동시에 지닌다.

이곳은 단풍 명소도, 유원지도 아니다. 오히려 수십만 년 전 용암이 흐르던 흔적 위에 세워진 역사명소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

발아래로 흐르는 한탄강의 검은 협곡과 그 위를 걷는 투명 유리 바닥이 만들어내는 아찔함은 다른 어떤 명소에서도 경험하기 어렵다.

가을의 끝자락에 오르면 차가운 바람과 함께 이 땅이 지나온 시간을 체감하게 된다. 이번 10월, 독특한 디자인과 역사적 의미, 아름다운 자연의 공간으로 떠나보자.

한탄강 횃불전망대

“3·1 운동부터 6·25까지, 걷다 보면 ‘역사’가 보인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손명권 (철원군 ‘한탄강 횃불전망대’)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갈말읍 상사리 70-13에 위치한 ‘한탄강 횃불전망대’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유역을 대표하는 구조물이다.

수십만 년 전 화산활동이 만들어낸 현무암 협곡인 송대소 위로 ‘한여울길’이 이어져 있으며 탐방객들이 자연의 흐름을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은하수교’와 ‘횃불전망대’가 조성되었다.

‘한탄강’이라는 이름에는 ‘큰 여울의 강’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은 크고 맑으며 넓다는 뜻으로, 동시에 ‘은하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횃불전망대는 철원의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고 현대적 기술로 재해석한 상징물이다. 높이 45미터의 전망대는 도내에서 3·1 운동이 가장 먼저 일어난 지역이라는 철원의 정신을 나타내며 해방의 해인 1945년을 의미하기도 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손명권 (철원군 ‘한탄강 횃불전망대’)

조형물까지 포함한 전체 높이 53미터는 6·25 전쟁 이후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상징한다. 하나의 구조물 안에 항일운동과 전쟁, 평화의 역사가 시간 순서대로 새겨져 있는 셈이다.

전망대의 외형 또한 철저히 의도된 설계의 결과물이다. 총 16개의 원형 기둥이 각각 다른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거대한 횃불이 회전하며 타오르는 듯한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상단부 바닥은 스틸 그레이팅과 투명 강화유리로 구성되어 있어 방문객이 마치 공중을 걷는 듯한 아찔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다.

하늘 아래 펼쳐진 송대소의 암벽과 한탄강의 흐름을 발밑에서 바라보는 경험은 그 자체로 공학적 예술이라 할 만하다.

출처 : 철원군 (철원군 ‘한탄강 횃불전망대’)

한탄강 일대는 과거 군사지역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지만, 지금은 자연생태와 역사유산을 보존하며 탐방형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횃불전망대는 그 변화의 상징이다. 국내외 탐방객들은 은하수교를 건너 한여울길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는 10월 중순부터 늦가을까지는 협곡의 절벽이 붉은빛과 노란빛으로 물들어 전망대의 금속 구조와 대비되어 독특한 색감을 만들어낸다.

한탄강 횃불전망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매표 마감은 오후 4시다. 매주 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

입장료는 개인 기준 대인 6천 원, 소인 3천 원이며 단체는 대인 4천 원, 소인 2천 원이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늦가을의 풍경을 배경으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한탄강 횃불전망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0
공유

Copyright ⓒ 발품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MZ부터 시니어까지, 모두가 좋아한다”… 연간 1천만 명 찾는 가을철 단풍명소의 정체

더보기

“사극 속 의상 그대로”… 주말마다 열리는 한복 체험, 국내여행지에서 진행 중

더보기

쓰레기·훼손 논란에 결국… “제발 동참해 주세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