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오르는데, 설악 능선이 펼쳐진다”… 등산 안 해도 단풍 즐기는 드라이브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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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색령(한계령))

차창을 가득 채우는 구름 아래의 능선은 아직 물들 준비를 마치지 않았다. 나무들은 침묵하고 있지만, 하늘 아래 굽이진 고개를 따라 올라가면 곧 붉고 노란 색감이 순차적으로 스며들 시간이다.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를 잇는 고갯길은 과거에는 오직 짐꾼과 나그네의 길이었고, 오늘날에는 등산객과 드라이버들의 여행 루트가 되었다. 1,004미터 고지에 자리한 이 고개는 시대를 건너며 역할은 바뀌었지만, 풍경만큼은 흔들림이 없다.

실학자 이중환이 ‘강원도의 으뜸 고개’라 적은 기록은 과거의 과장이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설악산의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 루트가 이 고개에서 시작되며 드라이브 도중 쉼터에 차를 세우면 남설악과 북설악의 능선이 양쪽으로 펼쳐진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색령(한계령))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는 해발 1천 미터대, 이르면 다음 주부터는 단풍이 정상에서부터 서서히 퍼질 것으로 보인다. 수십 년 전 가요 가사에 실렸던 이름, 백 년 전부터 영동과 영서를 잇던 통로인 이 고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오색령(한계령)

“도보 없이 차량 접근 가능, 중간 쉼터에서 단풍 조망 가능”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색령(한계령))

강원도 양양군 서면과 인제군 북면·기린면의 경계에 위치한 ‘오색령(한계령)’은 해발 1,004미터의 산악도로이자 설악산을 기준으로 남북을 가르는 대표적 고개다.

명칭은 위치에 따라 달리 불린다. 양양에서는 오색령이라 부르며 인제에서는 한계령으로 통한다.

두 지명이 혼용되는 이유는 지형상 경계선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오색령은 과거 양양 주민들이 서울을 향해 넘어야 했던 유일한 통로였고, 인제 쪽에서는 생활물자를 싣고 넘어오는 주요 운송로로 기능했다.

지금은 44번 국도로 연결된 차량 통행 도로지만, 이 고개는 도보로도 이용 가능하며 탐방로를 따라 설악산 대청봉과 점봉산 정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색령(한계령))

현대적 도로망으로 재정비된 것은 1981년으로, 당시 확장 공사를 통해 자동차가 통과할 수 있는 포장도로로 완성됐다. 도로 정비 이후 이 구간은 강원도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 잡았다.

차량 주행 중에도 설악산의 급경사 능선과 조령계곡, 점봉산 줄기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중간에 설치된 쉼터는 별도 폐쇄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하차 후 주변 경관을 감상하거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등산을 목적으로 방문한 이들은 한계령휴게소 인근에서 시작되는 대청봉 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이 구간은 설악산 정상에 이르는 최단거리 등산로로, 고도는 높지만 거리 대비 소요 시간이 짧아 효율적인 산행 코스로 알려져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색령(한계령))

단풍의 경우, 평지보다 해발이 높은 이 구간은 빠르면 10월 말부터 정상부를 중심으로 색상이 변하기 시작하며 11월 초까지 절정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 상황에 따라 낙엽 시기 또한 빠르게 진행되므로 시기별 방문이 중요하다.

오색령 구간은 이용료나 통행료가 없으며 드라이브와 등산 모두 무료로 가능하다. 주말에는 탐방객이 집중되므로 이른 오전 시간대 방문이 비교적 여유롭다.

설악산 능선 위로 색감이 번지는 시간, 고개 위에 서면 남과 북이 만나는 경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될 1주 후, 하늘과 가까운 이 고개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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