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서 실종된 산철쭉

올해 지자체에서는 벚꽃 개화 시기로 인해 웃지 못할 사건이 많았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벚꽃 개화 시기 예측을 실패하면서 ‘벚꽃 없는 벚꽃 축제’가 열렸기 때문이었다.
한국 벚꽃 축제의 대표인 ‘진해 군항제’ 뿐만 아니라 “벚꽃 개화시기 예측에 실패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건 청풍호 벚꽃축제, 주말에 2만명이 방문하였으나 벚꽃은 없었던 옥정호 벚꽃 축제 등이 그 피해 사례였다.
이런 증상들은 올해 갑작스럽게 변한 이상기후 때문이다. 올해 봄은 3월 말에서 4월 초에 큰 일교차를 보이며 최고 기온 20도인 봄 날씨가 등장하다가도 며칠 지나지 않아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내려지는 이상 기후 증상이 늘어났다.

그러나 예측하기 힘든 날씨의 변덕은 상춘객을 실망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국내 인기 관광 명소의 풍경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말았다.
등산객이 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제주도 한라산 명소 웃세오름은 한라산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오름으로 알려져 있다.
웃세오름에는 각각의 특징을 가진 붉은오름, 누운오름, 새끼오름으로 구성된 세 개의 오름이 구성되어 있으며, 철쭉과 진달래꽃이 피어나 진분홍의 꽃 물결을 이룬다.
노루가 서식하는 노루샘이 있어 노루를 구경하기에도 좋은 웃세오름은 매년 5월에서 늦으면 6월까지도 피어난 산철쭉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곤 한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런 아름다운 경관이 사라지고 말았다. 6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한라산에서 산철쭉이 개화하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6월 개화하는 한라산 산철쭉이 개화를 앞두고 냉해 피해를 받으면서 꽃송이들이 미처 피어나지도 못하고 낙화해 버린 것이다.
5월 중순에는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에 3일 동안 영하로 떨어진 적도 있었을 만큼 올해 봄에 한라산 냉해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유산본부가 산철쭉 개화를 기록한 15년 동안 처음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더욱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은 냉해 피해는 산철쭉 뿐만 아니라 ‘까마귀 열매’로 불리는 시로미에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해 한라산에서 진분홍빛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워하는 탐방객들의 반응이 뒤따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늘 볼 수 없었던 자연 환경을 잃어가고 있다”, “환경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웃세오름은 또뭐냐?기레기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