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대상으로 체험행사도 펼쳐져

사람의 손끝에서 수백 년을 이어 온 한국의 장. 이는 단순한 양념을 넘어 우리 음식 문화의 뿌리이자 미식의 유산이다.
가을의 끝자락인 11월, 한식의 참맛과 깊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온다.
전남 해남군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해남미남축제’로 떠나 다채로운 먹거리와 체험을 즐겨보자.
해남미남축제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삼산명 도립공원 잔디구장’ 일원에서 해남 14개 읍면의 전통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해남미남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오감으로 즐기는 미남 장류 여행스토리’를 주제로 직접 장을 담가보고, 해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을 이용한 음식을 시식하는 등 우리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 농식품부가 지정한 8인의 명인들이 참여하는 포럼(토론)이 펼쳐져 전통 음식의 100년 조리 역사를 주제로 알찬 지식을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포럼에는 유정임(제38호, 포기김치, 경기 수원), 한안자(제40호, 동국장, 해남), 이연순(제52호, 승검초단자, 충북 제천), 김영숙(제53호, 복령조화고, 전남 진도), 임화자(제72호, 쇠고기육포, 전남 함평), 서분례(제62호, 청국장, 경기 안성), 구경숙(제81호, 기정떡, 전남 화순), 오명숙(제92호, 떡갈비, 광주광역시) 명인이 참석한다.

각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인 명인들은 그들의 세월이 담긴 장과 음식으로 축제의 열기를 더할 예정이다.
한편 전시회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장의 시초인 동국장과 해남군 14개 읍면의 마을에서 출품한 전통장, 사찰의 전통장과 이를 이용한 음식 100가지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숙성해 풍부한 감칠맛이 나는 동국장은 전통식품명인 제40호에 지정된 해남 한안자 명인이 재현한 전통 생장이다.
발효균이 그대로 살아있어 영양이 뛰어난 이 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방한 당시 만찬 소스로 쓰인 바 있다.

또 한안자 명인은 동국장으로 만든 미역국, 찌개, 비빔밥 등의 요리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하루 한 번 40명을 대상으로 동국장 만들기 시연 및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전통장의 발효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경험하는 시간은 축제의 백미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맛으로 소문난 전통장을 이어오고 있는 일반 가정이 장독대와 다양한 음식을 전시한다.
대흥사 등 유서 깊은 사찰도 사찰의 정신과 소박함을 담은 정갈한 음식을 공개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군 관계자는 “해남미남축제는 전통장을 통해 한국 음식의 진정성을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선조들이 남긴 전통의 맛을 되새기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깊어가는 가을, 해남미남축제는 우리 음식 문화 속에 뿌리내린 장의 매력과 그 역사를 온전히 담아낸다.
선조들의 손맛이 깃든 장의 세계로 떠나고 싶다면, 이번 해남미남축제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