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추천 여행지
4월 초 만개 예정
다양한 문화 행사로 방문객 유인

꽃은 계절을 속이지 않는다지만, 때로는 계절이 꽃을 늦게 데려오기도 한다.
봄이면 어김없이 연분홍 물결로 뒤덮이던 길, 그 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기대는 여전한데 풍경은 아직 조금 이르다. 분명 봄인데, 아직 피지 못한 나무들 사이로 사람들의 발걸음은 망설인다.
하지만 기다림에도 온기가 있다. 꽃이 늦는다고 해서 봄이 멈추는 건 아니다. 그 자리를 대신해 걷는 즐거움이 있고, 사랑을 테마로 한 작은 이벤트들이 있다. 수줍은 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의 순간처럼 조용히 피어나는 설렘이 있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연인의 손을 잡고, 가족과 나란히 걸으며, 혼례길에 얽힌 전설을 떠올리는 그 길. 올해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봄이 될지도 모른다.

꽃은 아직이지만, 봄의 이야기는 이미 시작됐다.
입춘한파에 개화 더딘 ‘하동 십리벚꽃’
“축제가 끝난 뒤에도 활짝 핀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쉽게 끊기지 않을 전망”

경남 하동군이 지역 대표 봄 축제인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앞두고 최근 이어진 입춘 한파로 인해 벚꽃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고민에 빠졌다.
22일 하동군에 따르면 축제가 열릴 화개면 십리벚꽃길 일대 벚꽃은 현재까지 거의 피지 않은 상태다.
평년 같으면 이 시기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약 6km에 걸쳐 늘어선 벚나무 1200여 그루가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의 정취를 자아낼 시기다.
그러나 현재는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른 상태일 뿐, 활짝 핀 꽃은 보기 어렵다.

군은 춘분을 앞두고 경남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계속된 추위로 인해 벚꽃 개화가 늦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 20일 전후로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었지만, 축제가 열리는 오는 28일 기준 개화율은 약 50% 수준으로 예상된다.
군은 늦은 개화 시기를 고려해 벚꽃의 아쉬움을 덜어줄 웨딩 촬영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벚꽃이 활짝 피었을 때 축제를 열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날씨가 풀리고 있고,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며 “축제 이후에도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발길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27회를 맞은 화개장터 벚꽃축제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십리벚꽃길 일원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다.
웨딩 촬영 이벤트, 버스킹 공연, 걷기 행사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린 명소이자,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혼례길’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