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돌담 너머로 붉은 기운이 스며든다. 단단한 석축과 장엄한 궁궐 건물 사이, 의외의 부드러움이 고개를 든다. 햇살을 머금은 모란 한 송이가 피어오르는 순간, 시간은 잠시 멈춘다.
5월, 봄이 끝자락에 이르렀을 때 경복궁은 또 한 번 색을 바꾼다. 단순한 궁궐 관광지가 아니라 계절을 품은 정원으로 변모한다.
묵직한 기둥들과 깊은 처마 아래, 화사하게 피어난 모란은 절제된 공간 속에서 더 짙은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흐름에 맡긴 듯한 그 풍경은 고요하게 궁 안을 채우며 긴 시간을 말없이 증명한다.

누군가는 경복궁을 ‘역사의 현장’으로 기억하겠지만 5월에는 ‘꽃이 피는 정원’으로 다시 바라보게 된다.
경복궁
“만 24세 이하 및 만 65세 이상 내국인이라면 무료입장!”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61 (세종로)에 위치한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으로서 1395년 태조 이성계에 의해 창건되었다.
궁궐은 북쪽의 백악산을 배경으로 넓은 지형에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는 조선 시대 중심 거리인 육조거리가 펼쳐져 있다.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뜻을 지닌 ‘경복’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단순한 왕궁을 넘어 조선의 상징이자 뿌리였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장소로, 근정전에서는 정종, 세종, 성종, 중종 등 여러 왕들이 즉위식을 치렀다. 하지만 임진왜란으로 한때 사라졌다가 270여 년이 지난 고종 대에 다시 복원되었다.

이 과정에서 건청궁, 태원전, 집옥재 등이 새로 조성되었는데, 특히 건청궁 옥호루는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을미사변의 현장으로 남아 역사의 무게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이처럼 깊은 역사를 안고 있는 경복궁은 계절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궁궐의 정원으로도 살아 숨 쉰다.
5월이면 고요한 담장 아래와 정원 구석구석에 모란이 피어난다.
풍성한 꽃잎이 겹겹이 감싸 안은 그 모양은 ‘꽃 중의 왕’이라 불릴 만큼 우아하며, 석조 건물의 단단함과 어우러져 경복궁만의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사람들은 천천히 걷고 사진보다 눈으로 더 오래 담으며 절제된 조경 속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란 풍경을 만끽한다.
경복궁의 관람 시간은 3월~5월 기준 09:00~18:00 (입장마감 17:00), 6월~8월 기준 09:00~18:30 (입장마감 17:30)까지다.
매주 화요일은 휴궁일이나, 공휴일과 겹칠 경우에는 정상 개방 후 다음 비공휴일에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3,000원이며, 단체 방문 시에는 2,400원으로 할인된다.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내국인, 한복을 착용한 방문객 등은 신분증 지참 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량 방문도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