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추천 여행지

울긋불긋한 단풍이 산을 뒤덮기 전, 깊은 산속에서 고요하게 가을을 준비 중인 사찰이 있다. 충청북도 단양, 소백산의 연화봉 아래에 터를 잡은 ‘구인사’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와 달리, 이곳은 아직 계절의 마지막 옷을 갈아입기 전이다. 그러나 그 잠깐의 공백은 오히려 구인사의 본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산속 깊은 곳에서 정진과 수행으로 세워진 불교의 총본산, 현대적 건축미와 전통의 조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
10월 마지막 주에서 11월 초, 단풍이 절정을 맞이할 무렵 구인사는 전혀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단풍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구인사의 진면목, 그 고요한 위엄과 스케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구인사
“현대 건축으로 지은 이색명소, 단풍 절정 앞두고 방문 증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구인사길 73에 위치한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전국 140여 개 사찰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1945년, 상월원각 스님이 직접 칡덩굴을 엮어 삼간초암을 세우고 수행을 시작한 것이 시초다.
당시 연화봉 아래에 작은 초암을 짓고 홀로 정진하던 스님은 대도의 깨달음을 얻으며 이곳을 천태종의 중심지로 발전시켰다.
이후 1966년, 콘크리트 구조의 현대식 건물로 대가람이 조성되며 사찰은 명실상부한 불교 종단의 본산으로 자리 잡았다.
구인사의 경내는 총 건축면적 15,014제곱미터에 달하며 약 50동의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단연 5층 규모의 대법당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대법당은 상월원각 대조사가 초암을 지었던 바로 그 자리에 세워졌다.
남대충 대종사가 생전의 뜻을 이어받아 현대적 공법과 전통양식을 조화시켜 완공했으며 최대 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1980년 4월 29일에 준공된 이 건물은 지금도 불교 행사의 중심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법당 앞마당에는 ‘상월원각 대조사 법어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에는 상월원각 대조사가 생전에 제자들에게 전한 법문이 간결하고 명료하게 새겨져 있다.
불교 경전의 방대한 가르침을 응축한 이 글귀들은 구인사를 찾는 이들에게 불교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관문이다. 법어비는 구인사를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수행 공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상징이다.

사찰 내부는 전통 양식과 현대 기술이 혼합된 구조 덕분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및 취사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1만 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은 일반적인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규모다.
더불어 구인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방문객에게도 수행의 일부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단주 만들기, 연등 체험, 하루 일정의 체험형부터 숙박이 포함된 심화형까지 다양한 일정이 마련되어 있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내면을 들여다보기에 적합하다.
다가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연화봉을 중심으로 구인사 주변의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백산 국망봉에서 뻗어 내린 능선 위로 붉고 노란 물결이 퍼지면, 사찰의 웅장한 건축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금 방문한다면 단풍의 전조 속에서 고요한 사찰 본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1~2주 후 다시 찾는다면 극적인 가을 경관까지 함께 누릴 수 있다.
구인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주차 요금은 차량 종류에 따라 상이하다. 대형버스는 5,000원, 중형버스 4,000원, 승용차 3,000원이며 경차 및 장애인 차량은 1,500원이다.
도심을 벗어나 가을 산사의 정취를 오롯이 느껴보고 싶다면, 이번 단풍철에는 단양 구인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