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여행지로 주목받는 자연문화 복합명소

사극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한 정자 주변이 최근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역사적 인물의 숨결이 남아 있는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선비들이 즐겨 찾던 장소로 기록돼 왔다.
강과 산, 숲과 정자가 한 공간에 어우러진 경관 덕분에 자연유산으로서의 평가도 높다. 최근에는 방송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방문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정 계절에만 볼 수 있는 경치가 아니라는 점도 특징이다. 사계절 모두 다른 풍광을 선사하며 해마다 찾는 이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인근에는 조선시대 유학자들과 관련된 유적지가 밀집해 있어 문화탐방지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충분하다.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역사와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자연과 전통문화의 조화를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이색 여행지로 떠나보자.
안동 고산정 일원
“유교문화와 자연경관 동시에 볼 수 있는 국내 힐링명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폭군의 셰프’에 등장해 대중의 시선을 끌었던 한 장소가 최근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일대에 위치한 ‘안동 고산정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고산정은 조선 중기의 학자인 성재 금난수(1530∼1604)가 건립한 정자다.
금난수는 퇴계 이황(1501∼1570)의 문인으로 알려졌으며 유학자로서 학문적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 도산서원 창건에 직접 참여한 인물이다. 정유재란 당시에는 안동 지역에서 의병 활동에 나섰고, 지역 방어에 기여한 행적이 문헌에 전해진다.

고산정이 자리한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경치가 빼어나고 유교적 문화와 학문이 깊이 깃든 장소로 회자되어 왔다.
정자가 들어선 가송리는 청량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낙동강 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강물과 절벽, 울창한 숲과 고택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경관을 형성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많은 문인과 학자들이 찾았던 문화적 거점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을 비롯한 여러 선비들이 이곳에서 풍경을 읊고 시문을 남겼으며, 그 기록은 ‘고산제영'(孤山題詠)과 같은 문헌으로 현재까지 전해진다.
또한 고산정 인근에는 퇴계가 거닐던 옛길과 함께, 그의 학문과 정신을 계승한 농암종택이 자리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대중적 관심도 크게 늘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지정에 대해 “사계절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연출하는 자연 속에 인간의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대표적인 사례”라며 “자연환경과 역사적 배경이 어우러진 공간으로서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