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예쁘길래 사전예약까지 해야 할까”… 하루 3차례만 무료개방되는 ‘천상의 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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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호 위해 연중 탐방 통제되는 고산지대
출처 : 강원관광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가을과 겨울의 경계, 이른 11월. 서늘한 공기와 고요한 정적이 깃들며, 자연은 계절의 마지막 색을 조용히 뿜어낸다. 이맘때면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더 깊게 다가오고, 오히려 자연 본연의 얼굴을 또렷이 마주할 수 있다.

그 절정의 풍경 한가운데,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과 드넓은 고산 평원이 있다. 강원 인제 깊은 산속, 고요히 숨 쉬는 그곳은 곰배령이다.

이곳은 흔한 등산 코스와는 다르다. 너무 아름다워 보호가 필요했고, 그래서 입산조차 제한된 땅이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 문턱을 높였지만, 그만큼 더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싶어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지지 않는 고산 생태계,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년 수많은 탐방객이 예약 경쟁을 치러야만 입장할 수 있을 만큼 곰배령은 특별하다.

출처 : 강원관광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왜 이곳이 그토록 철저히 관리되는지 지금부터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점봉산 곰배령

“너무 아름다워 입산도 통제된다는 그곳, 천상의 화원”

출처 : 강원관광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기린면 곰배령길 20에 위치한 ‘곰배령’은 점봉산 정상 부근, 해발 1,100m 고지에 자리한 산림 생태 탐방지다. 약 5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평원이 고요히 펼쳐져 있으며, 사계절 내내 변화무쌍한 풍경을 자랑한다.

‘곰배령’이라는 이름은 산 능선의 모습에서 유래했다.

마치 곰이 등을 하늘로 향한 채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독특한 지형은 한눈에 봐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한 청정함을 간직하고 있다.

곰배령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단순한 경관이 아니다. 이곳은 희귀한 식물과 다양한 야생화가 자생하는 고산 생태계의 보고다.

출처 : 강원관광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신갈나무가 우거진 낙엽활엽수림을 중심으로, 전나무와 주목, 분비나무, 소나무 등 상록 침엽수종이 더해져 숲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모데미풀, 한계령풀, 구실바위취 등 특산식물과 희귀 식물도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의 향연도 곰배령의 매력이다. 봄에는 얼러리꽃이 자리를 틔우고, 여름엔 동자꽃과 노루오줌, 물봉선이 활짝 핀다.

가을이면 쑥부랑이와 용암, 투구꽃이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산 전체를 화려하게 물들인다.

곰배령 일대는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으며, 탐방객 수를 제한하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이곳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필수 조치다.

출처 : 인제군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과거에는 할머니들이 콩 자루를 이고 장을 보러 넘나들던 길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산’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탐방은 철저한 시간제로 운영되며 입산 가능 시기에도 제한이 있다. 하절기에는 4월 2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오전 9시, 10시, 11시에 입산할 수 있고, 동절기에는 12월 17일부터 2월 28일까지 오전 10시와 11시에만 탐방이 가능하다.

다만,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인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전면 입산이 통제된다.

이 시기에는 곰배령 일대에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므로 일정 계획 시 유의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정기 휴무이며 탐방은 무료로 운영된다.

출처 : 강원관광 (인제군 ‘점봉산 곰배령’)

탐방은 사전 예약제로만 진행되므로 반드시 홈페이지(https://www.foresttrip.go.kr/index.jsp)에서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자연의 보존과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엄격히 적용되는 이곳, 사계절 다른 얼굴을 가진 고산 화원을 조심스레 마주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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