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추천 여행지

바람이 스치면 들판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 초록빛 보리의 물결이 너울지듯 일렁이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발끝엔 싱그러운 봄 향기가 조용히 내려앉는다.
푸르름이 발밑에서부터 하늘까지 번지는 풍경. 마치 자연이 손수 깔아놓은 초록빛 카펫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다.
이 특별한 장면은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공음면에 위치한 학원농장에서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펼쳐진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보리는 제철을 맞아 짙은 초록으로 물들고, 이 아름다운 순간을 보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고창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초록 바다 위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고 싶어 오고, 누군가는 그저 고요하게 걷고 싶어서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한 마디가 있다. “이건 사진으로는 절대 다 담기지 않는다.”
고창청보리밭 축제
“꽃보다 청보리”

2025년 4월 19일부터 5월 11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0 일대에서 ‘고창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고창군을 대표하는 생태 관광자원이자, 전국 경관 농업을 상징하는 대표 행사로 2004년 첫 발을 뗀 이후 매년 평균 3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고창군이 자랑하는 너른 청보리밭 위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고, 자연과 가장 가까워지는 경험이다.
약 77만㎡ 규모의 농장에 펼쳐진 보리밭은 보리 생육 시기 중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청보리’ 시기에 절정을 맞는다.
청보리는 보리가 누렇게 익기 전, 푸르게 반짝이는 시기를 일컫는다. 그 시기에 맞춰 열리는 이번 축제는 단순한 전시나 구경거리를 넘어, 걷고 머물며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고창청보리밭 축제의 핵심은 단연 ‘보리밭 사잇길 걷기’다. 끝없이 이어지는 청보리밭 사이로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들판을 지나 바람이 귀에 속삭이고, 햇살이 살갗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걷기 외에도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음악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자, 누구든 자연에 기대어 쉴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