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기념품 대신 화장품을 사 간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품목으로 K-뷰티 제품이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11%가 한국 내 오프라인 화장품 및 스킨케어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 같은 기간(9.4%)보다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한국 뷰티 제품의 글로벌 인기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K-뷰티에 대한 관심은 아시아 및 중동 국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여행객의 22%가 한국의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에서 쇼핑을 했으며, 필리핀(21%)과 인도네시아(20%) 관광객도 5명 중 1명꼴로 K-뷰티 제품을 구매했다.
말레이시아(19%), 싱가포르(18%), 일본(14%)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높은 구매율을 보였다. 유럽과 중동에서도 폴란드(18%)와 아랍에미리트(17%) 등 여러 국가에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K-뷰티 쇼핑의 중심으로 떠오른 CJ올리브영의 사례도 흥미롭다. 지난해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의 국적은 189개국에 달하며, 총 942만 건의 결제가 이루어졌다.
유엔(UN) 정회원국 수가 193개임을 고려하면,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방문객이 찾아온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올리브영 매장 수도 1264개로, 전체 매장의 92%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가별 구매 트렌드를 살펴보면, 유럽 대륙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적의 고객 매출은 각각 250%, 226% 증가했으며, 프랑스도 184% 성장했다.
멕시코(400%)와 튀르키예(340%)에서도 폭발적인 매출 상승이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선케어 제품이 매출 상위 10개 품목 중 절반을 차지했다.
미국 FDA가 피부암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면서, 가성비 높은 한국산 선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선블록’, ‘선스크린’뿐만 아니라 한국식 영어 표현인 ‘선크림’의 글로벌 검색량도 5년 새 50% 증가했다.

또한,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는 기존 인기 품목인 마스크팩, 토너, 로션 외에도 세럼, 앰플, 에센스 등 한국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코리안 스킨케어 루틴'(Korean Skincare Routine)이라는 키워드가 확산되며, 한국식 피부 관리법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쇼핑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인 비중이 90% 이상인 명동 타운 매장의 특화 서비스를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로 확대 적용하고, 전자라벨 및 다국어 안내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K-뷰티 나우’, ‘글로벌 핫이슈’ 코너를 신설해 외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용량 구매 고객을 위한 캐리어 보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귀국 후에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올리브영 글로벌몰’ 가입을 돕는 밴딩머신(자판기)도 확대 도입 중이다.
지난해 명동과 부산 광복 타운을 포함한 4개 매장에 설치한 결과, 이를 통해 33만 명의 신규 회원이 유치됐다.
K-뷰티는 이제 단순한 화장품 브랜드를 넘어, K-팝과 K-푸드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단순히 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뷰티 문화를 체험하고 그 경험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시키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K-뷰티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