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양지천과 거창 창포원
지금 가장 아름다운 봄 산책지

4월 중순, 벚꽃이 빠르게 지고 난 뒤 아쉬움을 느낄 무렵, 그 빈자리를 채우듯 땅 위에는 새로운 봄꽃이 피어난다. 바로 꽃잔디다.
미국 중부·동부가 원산지인 꽃고비과의 여러해살이풀, 꽃잔디는 그 이름처럼 잔디처럼 낮게 자라면서도 땅을 덮어버릴 만큼 풍성하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봄철 대표 식물이다.
연분홍, 자홍, 진분홍,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카펫처럼 퍼져나가는 모습은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통 4월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 여름 초입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꽃잔디는, 개화 시기와 장소에 따라 철쭉이나 튤립, 수선화 등 다른 봄꽃과도 어우러져 더욱 다채로운 경관을 만든다.
이번 주말, 벚꽃이 흩날리며 사라진 자리를 이어받은 두 곳의 꽃잔디 명소가 여행자들을 반긴다.
순창 양지천과 거창 창포원. 지금 절정을 맞이한 이곳들을 걸으며 봄을 두 번 맞는 기분을 누려보자.
순창 양지천
전라북도 순창군 양지천 일대가 봄꽃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경천·양지천 수변 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이곳은 약 2km 구간의 산책로를 따라 꽃잔디, 수선화, 튤립 등 70만 본의 봄꽃이 만개해 지역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양지천을 따라 펼쳐진 자줏빛 꽃잔디는 마치 분홍 카펫을 펼쳐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황금빛 물결처럼 피어난 수선화와 어우러진 풍경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봄의 절정을 알리는 계절감이 가득하다.
오는 4월 18일부터 19일까지는 ‘순창 참두릅 여행’ 축제가 양지천 일원에서 개최돼, 봄꽃과 함께 미식과 체험이 어우러진 특별한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순창군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천 산책로변 꽃길 확대, 음악분수 설치, 합류부 공원 조성 등으로 더욱 풍성한 관광 자원화를 계획하고 있다.
거창 창포원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에 위치한 거창 창포원은 축구장 66개 크기(424,823㎡)의 대규모 수변생태공원이다.

황강 수변을 따라 펼쳐진 친환경 공간으로, 사계절 내내 테마별 꽃과 식생이 어우러지는 생태관광지다.
특히 봄철에는 100만 본 이상의 꽃창포가 공원 곳곳을 가득 메우며 황금빛 군락을 이루고, 창포원 내 황강 전망대 주변으로 분홍빛 꽃잔디가 흐르듯 피어나 장대한 봄의 색을 완성한다.
꽃창포가 지닌 전통성과 실용성, 그리고 꽃잔디의 경쾌하고 생기 넘치는 색채가 조화를 이루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여름에는 연꽃과 수련, 수국으로 계절을 이어가고, 가을에는 국화와 단풍이 주인공이 되는 거창 창포원은 계절마다 새롭게 변신하는 자연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벚꽃이 진 아쉬움을 분홍빛 물결로 채우고 싶다면, 꽃잔디가 반기는 이 두 명소를 향해 주말 산책을 떠나보자. 봄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