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예상 밖 한파로 ‘충격’

겨울철 따뜻한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상치 못한 한파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추위를 경험하는 곳도 있다.
특히, 아열대 기후로 알려진 타이완(대만)은 온화한 날씨를 기대하고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지만, 최근 몇 년간 반복되는 북극발 한파로 인해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한랭 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난방 시설이 부족한 현지 숙박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타이완이 겨울철 여행 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2월 초, 타이완 전역에 강력한 한파가 덮치면서 단 하루 만에 78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베이에서 11명, 핑둥에서 10명, 타이난에서 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부 타이중에서도 7명이 병원 밖 심정지(OHCA) 상태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타이완 언론은 12월부터 1월까지 약 한 달간 한파로 인해 1,34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은 북회귀선에 걸쳐 있어 연평균 기온이 17~15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높은 습도와 강풍이 체감온도를 크게 낮춰 예상보다 훨씬 추운 환경이 조성된다.

실제로 이번 한파가 덮친 마쭈 지역의 경우 최저 기온이 5도였지만, 체감온도는 1도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보다 훨씬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타이완에서 한파가 위험한 이유는 난방 부족 외에도 기온 변화에 대한 낮은 적응력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겨울철에도 따뜻한 기후에 익숙한 현지 주민들은 영상 10도 이하만 돼도 강한 추위를 느끼며, 심혈관 질환을 가진 고령층의 사망 위험이 급증한다.
실제로 2023년 2월에도 타이완에 북극발 한파가 찾아와 이틀 만에 146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기온은 최저 영상 6도였지만, 강한 바람과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많은 사람들이 저체온증과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16년 1월 영상 4도에서 50여 명이 사망했고, 2017년 2월 영상 7도에서 154명이 숨졌다.
2018년 2월에도 영상 10도의 날씨에서 134명이 사망했으며, 2021년 1월에는 영상 7도에서 126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년 겨울철마다 한파로 인해 수십~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만큼, 타이완의 기후 특성을 잘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완으로 겨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숙소를 예약할 때 난방 시설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고급 호텔이 아니라면 대부분 난방이 제공되지 않으므로, 전기 히터나 온풍기 대여가 가능한지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예상 기온만 보고 옷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습도와 바람을 고려한 방한용품을 챙겨야 한다.
체온 유지를 위해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효과적이며, 장갑과 목도리, 모자 등 보온 액세서리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행 중에는 체감온도를 고려해 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는 기온이 더욱 낮아지므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심혈관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급격한 기온 변화에 더 취약하므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타이완은 겨울철에도 따뜻한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예상치 못한 한파가 찾아올 경우 한국보다 더 위험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기상 예보를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한 여행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