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운항관리센터·동해시, ‘동해패스’ 도입

한때 북적이던 여객선 터미널은 이젠 한산하기만 하다. 매표소 창가에 서서 바다를 내다보던 여행객의 발걸음도, 울릉도로 떠나는 설렘 가득한 소풍도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무엇이 이곳을 이렇게 조용하게 만들었을까. 그리고 지금, 이 침묵을 깨려는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동해의 바닷바람은 여전히 차고, 울릉도를 향한 항로는 그대로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조용한 항구 도시에서 색다른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다. 여행과 혜택, 그리고 지역의 재도약이 절묘하게 맞물린 새로운 제안이 등장한 것이다.
침체된 항구를 되살리려는 이 계획, 과연 무엇일까? 지금부터 그 실체를 들여다본다.
묵호항 여객선 이용하면 동해시 유명 관광지 50% 할인
“교통부터 관광지 할인까지 싹 다 해결”

갑작스레 절반 넘게 줄어든 여객선 이용객 수, 지역 관광은 깊은 침체의 그림자에 빠졌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동해운항관리센터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객선사의 경영 부담을 덜고 지역 관광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최근 5년 동안 동해와 강릉을 오가는 여객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 34만 2천980명이었던 수치는 2024년 들어 15만 4천73명으로 감소하며 약 5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급감은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여행 트렌드, 인근 항로에 카페리 노선이 신설되면서 이용객이 분산된 점, 동해 지역 여객선 운항 횟수가 줄어든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동해운항관리센터는 동해시와 여객선사와 함께 정보를 교류하고, 이용률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방안은 ‘동해패스’ 제도의 도입이다. 이 제도는 여객선과 철도 관광 상품 이용객을 대상으로 동해 지역 주요 관광지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동해패스는 묵호에서 울릉도로 향하는 여객선 상품을 이용하는 개별 여행객이나 코레일이 운영하는 시티투어, 관광택시 등의 관광상품 이용자에게 제공된다.
이들은 동해시에 위치한 유료 관광지 입장료의 절반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 쿠폰은 동해 여객선터미널이나 동해역에서 여객선 승선권이나 열차 승차권을 제시하면 배부받을 수 있다.
사용 기간은 여객선 탑승일 또는 열차 이용일을 기준으로 1주일 전후이며, 이용 가능한 관광지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 무릉계곡, 무릉별유천지, 천곡황금박쥐동굴 등 4곳 중 1곳이다.
동해운항관리센터장은 “지역 사회와 협력해 만든 동해패스가 동해 경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더 많은 여행객이 여객선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