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이 만나는 곳, 부산 동백섬

부산 해운대 옆 동백섬이 붉은 동백꽃으로 물들며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동백섬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아 있어 쉽게 방문할 수 있으며, 푸른 바다와 붉은 동백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섬이었지만 오랜 세월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되었고, 지금은 부산의 대표적인 산책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울창한 동백나무와 해송들이 길을 따라 펼쳐진다. 겨울철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봄이 되면 붉은 동백꽃이 산책로를 뒤덮으며 한층 더 운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백섬을 따라 걷다 보면 부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광안대교와 해운대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오륙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가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 도착한다.
전통 정자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건축물이 인상적인 이곳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며, 전망대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부에는 김규장 명장의 대형 나전칠기 작품 <십이장생도>가 전시되어 있으며, 한국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누리마루 전망 데크는 동백섬 산책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해운대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해운대’라는 석각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신라 말기의 문장가 최치원이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45호로 지정된 이 석각은 오래전부터 해운대가 경치 좋은 곳으로 알려졌음을 보여준다.
동백섬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거나, 동백꽃이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2월부터 3월까지는 동백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로, 부산의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붉게 물든 동백섬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