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추천 여행지

서울 북동쪽, 아파트 단지 너머로 솟아오른 수직 절벽을 보면 대부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리게 된다. 서울 안에 이런 대규모 암릉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색적이다.
그 바위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지형은 도시 외곽의 평범한 근교산이 아닌, 마치 강원도 깊은 산속을 떠올리게 만든다.
해발 고도는 높지 않지만, 산세는 중턱부터 시작되는 화강암 절벽과 기암괴석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어 의외로 험준하다.
단순한 걷기나 산책보다는 본격적인 등산 장비를 갖추고 오를 만한 구간도 많다. 하지만 탐방로가 다양하게 조성돼 있어 능선에 오르지 않아도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걷는 코스 역시 선택 가능하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등산 경험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어 중장년층과 시니어 등산객도 꾸준히 찾는 산행지로 자리 잡았다.

10월 넷째 주 현재, 단풍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11월 초를 기점으로 정상과 능선 일대가 붉게 물들 전망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단풍이 번져드는 1~2주 한정의 절경을 앞두고 있는 이 산행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도봉산
“바위 능선과 계곡이 동시에 펼쳐지는 중급 산행지, 대중교통 접근 가능”

서울특별시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 장흥면에 걸쳐 있는 ‘도봉산’은 해발 739.5m의 자운봉을 최고봉으로 하며 사패산, 만장봉, 오봉산, 우이암 등 주요 봉우리를 중심으로 산줄기를 구성하고 있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한북정맥의 주요 봉우리들이 운악산과 불곡산을 지나 남서쪽으로 이어지다 북한산과 우이령을 경계로 맞닿으며 형성된 산이다.
도봉산은 전체적으로 바위 위주의 산세를 이루고 있어 정상 부근뿐 아니라 중턱에서도 암릉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풍화작용으로 깎인 화강암 지형이 수만 년에 걸쳐 형성한 기암괴석은 보는 방향에 따라 용의 형태나 거북이 모양으로도 보이며 자운봉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분포돼 있다.
도봉산의 핵심은 암릉의 구조미와 조망이다. 자운봉 정상부는 급경사의 암석 지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상부로 갈수록 암벽 경사가 커진다.

이 자운봉과 연결된 만장봉은 천축사의 뒤편에 위치해 있으며 만 길에 이른다는 석벽을 따라 형성돼 있어 도봉산 전체 봉우리 중에서도 가장 시각적 위용이 강하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오봉능선, 사패능선, 포대능선 등은 난이도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지만, 대체로 중급 이상 체력과 주의가 필요한 코스에 속한다.
초보자나 일반 방문객의 경우, 암릉을 피하고 계곡 주변의 경사 완만한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 것이 적절하다.
계곡은 도봉산의 또 다른 구성 요소다. 서측에는 오봉계곡과 무수골이, 북동측에는 문사동계곡과 원도봉계곡이 흘러내린다. 이들 계곡은 수량이 많진 않지만, 계절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여름철 피서지로도 활용된다.
특히 원도봉계곡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 코스로, 경사가 완만해 가볍게 걷기 좋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단풍이 거의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풍 산행을 고려한다면 11월 초 이후가 최적의 시기로 예상된다.

운영 정보에 따르면 도봉산은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기상 상황이나 낙석 위험 등에 따라 일부 코스는 예고 없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국립공원공단 또는 관련 기관의 공지사항 확인이 필요하다.
주차는 가능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차량 정체가 심해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지하철과 버스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도심에서 가볍게 출발할 수 있는 산행지지만, 주요 코스는 암릉과 급경사가 포함된 만큼 사전 코스 확인은 필수다.
기암의 위용과 계곡의 정취, 단풍이 맞물리는 절정을 앞두고 11월 초 산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