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설경 명소에 무슨 일이”… 안타까운 소식에 등산객도 ‘탄식’

덕유산 설천봉 상제루 화재로 소실

덕유산 설천봉(해발 1,520m)의 대표적인 명소였던 상제루가 한밤중 화재로 소실됐다. 겨울철 눈꽃 여행지로 사랑받아온 덕유산에서 포토 스팟이었던 상제루가 불타 사라졌다는 소식에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는 2일 0시 23분쯤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상제루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이 해발 1,500m가 넘는 고지대라 소방대원들은 곤돌라와 스노모빌을 이용해 어렵게 현장에 도착했으며, 인공 제설기까지 동원해 약 1시간 50분 만에 진화에 성공했다.

다행히도 심야 시간에 발생한 화재여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1997년부터 덕유산 설천봉의 상징과도 같았던 상제루는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됐다.

덕유산은 한겨울 설경 산행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특히 곤돌라를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는 설천봉 일대는 많은 등산객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였다.

상제루는 이곳에 자리한 3층 규모의 한식 목조 건물로,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쉼터 역할을 했으며, 설천봉 정상에서 한눈에 펼쳐지는 상고대와 함께 사진 촬영 명소로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화재 소식을 접한 한 방문객은 “얼마 전에도 가족들과 함께 가서 사진을 찍었던 곳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져버렸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도 같은 날 진행됐다. 소방 당국과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한 조사에서 현재까지 방화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인해 설천봉 일대의 관광객 편의시설이 사라지면서 겨울철 덕유산을 찾는 등산객과 여행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덕유산 설천봉은 곤돌라를 타면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전문 등반객이 아니더라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장소다.

설천봉에서 약 800m를 더 걸으면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에 닿을 수 있으며, 겨울철에는 온 산을 뒤덮는 눈꽃이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상제루가 있던 자리에서는 백두대간 능선과 무주리조트 스키장이 한눈에 들어와 많은 관광객들이 머물며 사진을 남기던 곳이었다.

이번 화재로 덕유산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충격이 큰 만큼, 빠른 복원과 함께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주군은 화재 원인 조사 후 복원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며, 전문가 및 지역 주민들과의 논의를 거쳐 설천봉 관광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덕유산 설천봉을 찾았던 수많은 여행객들이 하루빨리 상제루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