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을 즐길 수 있는 산책길
따뜻한 가을 덕에 초록빛도 길어졌다
“올해 단풍은 빵점입니다. 전혀 곱지 않아요.”
올해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가을을 맞이하면서 단풍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관측 이래 가장 따듯한 가을을 맞이하면서 일교차가 클수록 색이 선명해지는 단풍이 옅어졌기 때문이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울긋불긋 해야 하는 가을 풍경 대신에 싱그러운 초록빛이 가득하다. 도심 속 공원의 풍경은 여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여름은 가장 무더운 더위를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 온열 질환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이 열사병을 우려해 외출을 하지 않고 ‘집캉스’를 보내는 날이 많았다.
이런 상항에서 여름 날의 신록을 편하게 누리지 못했던 만큼 가을 날에 초록 풍경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곧 겨울이 닥쳐오면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서울이라는 도심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공원 3곳을 소개한다.
평화의 공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월드컵공원 중 평화의 공원은 과거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이었던 곳을 자연과 사람에게 돌려주기 위해 조성된 생태 공원이다.
1997년 쓰레기매립지에서 서울 월드컵 경기장 부지로 탈바꿈하면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공원 내에는 메타세쿼이아 길과 넓은 연못, 피크닉장 등 다양한 자연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도심 속에서 평화로운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천을 따라서 흔들리는 코스모스와 아이들이 방문하기 좋은 나무 놀이터도 갖추고 있다.
11월 초에 단풍이 절정인 모습이었으나 천 주변으로는 여전히 초록빛인 나무들이 가득했다. 주변에는 하늘공원과 난지한강공원도 있어 함께 둘러볼 곳이 많다.
반포한강공원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11길 40에 위치한 반포한강공원은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로 잘 알려져 있다.
가을의 반포한강공원은 넓은 광장 사이로 자전거를 타거나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또한, 공원 내에서 한강 전망을 즐길 수 있는 노을카페와 구름카페가 있어 일몰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기기에 좋다.
가을에는 인근 서래섬에서 유채나 메밀꽃이 피어 산책로를 따라 아름다운 꽃길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주 반포한강공원은 단풍 절정을 맞이했지만, 나무 벤치 주변으로는 여전히 초록빛이 가득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 이촌한강공원의 단풍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번 주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서울 영등포구에 자리 잡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은 도심 속에서 자연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생태 공원이다.
여의도 국회 뒤쪽의 샛강에서부터 가양대교 중앙까지 뻗어 있으며, 버드나무와 갈대, 억새가 어우러진 군락지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도심 속에서 느긋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안내센터에서는 학습공간을 제공해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장소로 손색이 없다.
황조롱이와 같은 천연기념물은 물론,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등 희귀한 조류도 관찰할 수 있어 자연 애호가들에게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