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7월 개화
여름에 피는 꽃들은 봄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여름에 피는 꽃들은 대체적으로 여름의 날씨와 잘 어우러지는 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여름에 가장 인기 많은 수국의 경우에는 ‘수국이 피면 장마가 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와 연관이 깊다.
여름에 피는 능소화나 해바라기는 양지 있는 곳을 좋아하여, 태양과 관련된 전설들이 있기도 하다.
비와 햇볕, 물이라는 여름을 대표하는 감상을 담아내는 다른 꽃들처럼, 배롱나무 역시 햇볕이 중요한 꽃이다.
배롱나무는 추위에 약해 중부 지방에서부터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육신사길 39-4에 위치한 묘골마을은 다양한 여름 꽃을 만나볼 수 있는 대구의 대표 마을이다.
대구 지역 주민들에게는 ‘육신사’나 ‘태고정’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 이곳은 박팽년의 후손이 모여사는 집성촌이다.
흔히 조선 시대에 단종의 복위를 꾀했다가 죽음을 맞이한 여섯 명의 충신을 두고 사육신(死六臣)이라 일컬으나 그들 일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은 지금의 대구에 자리를 잡아 순천 박씨 일가를 이루었다.
박팽년의 혈통이 이어져 온 이유는 당시 박팽년의 둘째 아들 부인 이씨가 임신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들을 낳았으나 노비의 딸과 바꾸어 혈통을 보존하고자 하였고, 아들을 노비로 둔갑 시켜 죽음을 모면하였다.
이 후손들이 대대손손 내려와 마을을 이룬 묘골마을에서는 육신사와 태고정, 도곡재, 삼가헌 등의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묘골마을에서는 역사적인 사연이 깊은 문화재 뿐 아니라 아름다운 여름 꽃들도 만나볼 수 있다.
7월 중순이 되면 보존이 잘된 고택들 사이로 배롱나무가 진한 분홍색으로 피어나고, 담장은 주홍색 능소화가 장식한다.
사랑채이자 공부방으로 쓰였던 도곡재 앞에서는 루드베키아, 나리꽃, 분홍 달맞이꽃 등이 피어나 풍성한 화단을 이룬다.
이 외에도 8월부터는 보랏빛 물결을 이루는 맥문동도 만나볼 수 있어, 여름의 묘골마을은 그야말로 여름 꽃 천국이 된다.
묘골마을은 여름 꽃 명소로 입 소문이 났기 때문에, 사진 작가들이 여름 꽃 명소로 자주 출사를 가는 곳이다.
올 여름에 능소화나 배롱나무처럼 대표적인 여름 꽃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묘골마을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인근에 있는 한옥 카페 묘운도 유명하여, 휴식을 취하며 여름 꽃을 만나보기 좋은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