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천 여행지

5월은 여전히 봄의 기운이 머무는 시기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벌써부터 초여름 여행지를 고민하기 시작할 때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곧 피어날 수국을 기다리며 어디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지 찾아보게 된다.
특히 6월은 수국의 계절이다. 습한 초여름 공기 속에서 더욱 선명한 색을 머금고 피어나는 수국은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머물고 싶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서울에서도 그런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번화한 도심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걷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는 산책길, 그 끝에서 수국이 기다리는 장소. 바로 서울 노원구의 ‘초안산 수국동산’이다.

수국이 피기 전 6월의 짙은 녹음 속에서 수국이 채색해 줄 장면을 미리 상상해 본다면, 이곳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서울 노원구 초안산 수국동산
“서울에 이런 수국정원이 숨어 있었다니!”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산46-3에 위치한 ‘초안산 수국동산’은 한때 불법 경작과 쓰레기로 방치돼 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수국을 테마로 한 초화원을 중심으로 생태연못, 자연형 계류, 물레방아와 작은 폭포, 순환산책로와 파고라 쉼터까지 갖춘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름만 들어도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산자락이 계절의 얼굴을 품은 아름다운 꽃동산이 된 것이다.
이곳에는 별수국, 판도라, 엔드리스서머, 탐라수국, 아나벨 등 총 17종, 약 8,000본의 수국이 식재돼 있다. 초여름부터 여름 중순까지 물을 머금은 듯 풍성하게 피어나는 수국은 이 동산을 감싸 안으며 언덕과 산책로를 환하게 밝힌다.

제철을 잘 맞추면 수국꽃이 계단처럼 펼쳐진 언덕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무더위를 잠시 잊게 할 만큼 선명한 색감과 풍성한 볼륨감은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을 준다.
초안산 수국동산은 단지 꽃만 보는 곳이 아니다. 상부에는 피크닉장이 마련돼 있어 돗자리를 펴고 쉬어 가기 좋고, 벤치에 앉아 시원한 그늘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공간 곳곳엔 계절마다 피는 꽃과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이면 짙은 녹음이 펼쳐진다.

60미터 길이의 맨발 황톳길과 세족장, 신발장이 마련돼 있어 간단한 건강 체험도 가능하고, 어린이를 위한 나무 놀이터와 운동기구도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자연 속을 걷고, 꽃을 보고, 그늘에서 쉬고, 황토 위를 맨발로 느끼는 경험은 초안산 수국동산만의 여유이자 강점이다. 수국이 피는 시기에 맞춰 찾는다면 꽃이 주는 위안에 공간이 주는 쉼이 더해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교통편도 편리하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에서 1133번 버스를 타고 유원극동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자가용 이용 시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접근성 면에서도 부담이 적다.

서울 한복판에서 계절을 품은 수국 언덕을 걷고 싶다면, 6월 초안산 수국동산으로 떠나보자. 도심 속에서 만나는 수국의 향연은 그 자체로 하나의 나들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