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화하는 청주의 특별한 꽃밭

버려진 땅, 관리되지 않는 황폐한 땅에 누군가 와서 꽃을 심고 정원을 가꾸어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1970년대 뉴욕의 사유지에서 벌어졌던 사건이다. 리즈 크리스티와 그녀의 친구들은 방치된 공터에 쓰레기를 버리고 꽃을 심어 땅 주인을 상대로 소송에 걸렸다.
그러나 그들은 땅 주인을 상대로 역소송을 걸었고 무려 7년의 소송 끝에 그들의 행적이 뉴욕 타임즈에 알려지면서 이를 ‘게릴라 가드닝’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소송은 뉴욕시가 해당되는 땅을 매입하면서 일단락 되었으나 이들의 사례는 하나의 도시 재생 운동처럼 퍼져나갔다.
게릴라 가드닝은 폐허나 미관상 문제가 되는 슬럼가를 그대로 방치하면 그 지역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막아내고,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최근 정원 도시 가꾸기에 전념하고 있는 많은 지자체에서 폐허나 공터에 꽃과 나무를 식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 155에 위치한 옛 청주 시청이 있던 자리 역시 이런 이유에서 꽃으로 덮인 경관 단지가 조성되었다.

청주시에서는 청주시청사를 철거하고 남은 유휴부지에 올해 총 27종 14만 본의 꽃을 식재하여 ‘도심 속 정원’을 조성하였다.
이 자그마한 정원에서는 덩그러니 남은 삭막한 아스팔트 폐허 대신에 알록달록하게 공터를 채운 꽃밭과 아담한 포토존 역할을 하는 꽃수레에 피어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당장 올해부터 그 결과물로 공터에 가득 식재된 노란 금영화, 붉은 양귀비꽃과 수레에 담긴 라벤더, 세이지, 안젤로니아 등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원의 울타리에는 정원을 감싸는 꼬마 전구를 설치하여 야간에도 분위기 있는 정원을 만끽할 수 있다.

작년에도 청주시에서는 유휴지를 대상으로 메밀꽃을 식재한 바 있다. 붉은 메밀과 흰 메밀을 섞어 분홍빛으로도 보이는 메밀 정원은 도시 속에서도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내어 호평을 받았다.
이렇듯 폐허를 그대로 두지 않고 싱그러운 꽃의 정원으로 재탄생 시킨 청주의 정원은 올해 6월 절정을 이룬다.
도시 속 아름다운 작은 정원을 방문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옛 청주 시청이 머물러 있던 자리를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거기를 갈라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거기를 갈라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