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봄꽃 명소

봄이 오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따뜻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봄의 생동감이 깃든 풍경 속에서 한적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경상남도 창녕군이 제격이다.
소박하면서도 깊은 매력을 지닌 창녕군에는 1780년(정조 4) 석공 백진기가 축조한 너비 3m, 길이 13.5m, 홍예 높이 5m의 ‘영산만년교’가 있다.
조선시대 후기 홍예교의 축조기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특히 봄에 푸른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빛난다.
물에 비친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운치를 더하고,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는 고즈넉한 풍경은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든다. 여유롭게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다.

지역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창녕전통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1926년에 정식 개설된 이곳은 백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시장으로, 오랜 세월을 거치며 지역 경제와 문화를 담아왔다.
매달 3일과 8일에는 오일장이 열려 새벽부터 상인들과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올봄, 고유의 멋과 따뜻한 정취를 품은 창녕으로 나들이를 떠나보자.
영산만년교
“아는 사람만 아는 봄꽃 명소”

남쪽에서 영산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영산만년교’(경남 창녕군 영산면 동리)는 1780년 석수 백진기가 축조하고, 홍수로 인해 무너진 것을 1892년 현감 신관조가 석수 김내경을 시켜 중수한 홍교다.
원님이 고친 다리라는 의미로 ‘원(院) 다리’라고도 불리는 전체 길이 13.5m, 폭 3m 규모의 영산만년교는 물에 비친 모습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나란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 다리를 건너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만년교 인근에는 당시 건립목적, 시주자, 공사 감독자, 석공 등의 이름을 기록한 ‘남천석교서병명’과 ‘만년교’ 비석 2기가 세워져 있다.

‘남산호국공원’, ‘연지못, ‘영산호국공원’ 등 둘러보기 좋은 명소가 가까운 거리에 자리해 있어 연계 방문하기 좋다.
창녕전통시장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시장”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술정리에 위치한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모이던 규모 있는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합쳐 1926년에 정식 개설했다. 이후 1980년에 상설시장이 추가되며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다.
오일장이 크게 서는 날은 3일과 8일로, 이때는 새벽부터 시장 전체가 인파로 가득 찬다. 창녕축협부터 교하교 너머까지 장이 길게 이어져 다양한 물건과 먹거리를 만날 수 있다.
창녕전통시장의 대표 음식은 단연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 당 2kg만 나오는 특수 부위로,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수구레국밥의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국물 맛은 육개장이나 해장국을 떠올리게 한다.
한 숟가락을 떠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과 함께 수구레의 쫀득한 식감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금방 구운 따끈한 국화빵과 어묵, 쑥떡, 순대 같은 주전부리가 곳곳에서 유혹한다. 간단한 길거리 음식부터 든든한 한 끼까지, 창녕전통시장은 그야말로 미식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