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구경, 궁궐로 갈 생각은 못했죠?”… 10월이 진짜다, 한국서 가장 한국다운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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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이정규 (창덕궁)

가을이면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단풍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산만큼이나 깊고 선명한 색채를 머금는 공간이 도심에도 존재한다. 바로 조선 왕실의 정원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이다.

창덕궁의 후원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가장 한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은 단순한 고궁이 아닌 조선의 정치, 철학, 생태가 겹겹이 쌓인 복합 문화유산이다.

역대 왕들의 거처이자 국가적 의사결정이 이뤄졌던 공간인 동시에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만든 정원 구조는 다른 궁궐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다.

특히 후원의 관람지 일원은 정원 중에서도 건축과 자연이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는 구간으로 손꼽힌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창덕궁)

지금은 단풍이 채 들지 않았지만, 10월 중순부터는 색이 달라진다. 가을 풍경이 절정을 향해 가기 전, 창덕궁의 정원이 왜 ‘한국의 대표 정원’이라 불리는지 직접 확인해 보자.

창덕궁

“유네스코도 인정한 전통정원, 2주 후 절정 맞는 단풍 시기 집중 조명”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서울 종로구 율곡로 99에 위치한 ‘창덕궁’은 1405년 조선 태종이 경복궁의 이궁으로 건립한 궁궐이다. 임진왜란 당시 전소된 뒤 1610년 광해군에 의해 복원되었고, 이후 약 270년간 조선의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했다.

1867년 경복궁이 재건되기 전까지 이곳은 왕의 주요 거처였고, 대한제국기까지도 왕실 가족들의 거주지로 활용되었다. 일제강점기와 근대사 속 정치적 전환의 순간마다 배경이 된 공간도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장소는 대조전의 부속 건물인 흥복헌이다. 이곳은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장소로, 격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또한 낙선재 권역은 일제강점기 이후에도 황실 가족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됐다. 순정황후, 이방자 여사, 덕혜옹주 등 왕실의 마지막 세대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창덕궁)

창덕궁 북쪽에는 ‘후원’이라 불리는 정원이 조성돼 있다. 1406년 처음 만들어진 후원은 인조부터 순조까지의 시기에 걸쳐 점차 확장되었으며, 생활과 정치가 함께 이뤄지던 장소였다.

주요 공간으로는 옥류천, 규장각, 주합루, 연경당 등이 있으며 자연의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후원 안에서도 ‘관람지’는 정원의 가장 깊숙한 지점에 자리한다. 현재의 관람지 일원은 1900년대 이후 정비된 형태지만, 그 중심에 자리한 ‘존덕정’은 인조 22년인 1644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관람지에는 관람정, 승재정, 폄우사 등 여러 정자가 배치되어 있으며 각 명칭에는 조선 왕실이 추구한 유교적 가치가 반영돼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관람정은 ‘닻줄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전망 기능을 강조하고, 승재정은 ‘뛰어난 경치’를 뜻하며 시각적 구조미를 살린 설계다. 폄우사는 원래 부속채가 붙어 있었으나 현재는 단동 건물 형태로 남아 있다.

관람지 입구에는 천연기념물 제471호로 지정된 뽕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 약 400년, 높이 12미터, 줄기 둘레 약 239.5센티미터로 추정되며 창덕궁 내 남아 있는 뽕나무 중 가장 크다.

오디가 열리는 이 나무는 궁중 실생활과 생태 환경을 보여주는 식물 자원이자 역사적 흔적이다.

창덕궁의 관람 시간은 2월부터 11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월과 1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 마감은 종료 시간 1시간 30분 전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단, 4~5월과 10~11월은 월요일도 운영된다. 입장료는 일반 6천 원, 청소년 및 군인은 4천 원, 어린이와 경로우대자는 3천 원이며 일부 대상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단풍이 물들 시기를 앞두고 역사와 자연이 교차하는 궁궐 정원을 찾는다면, 이번 가을엔 창덕궁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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