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된 나무만 2800그루”… 걷기만 해도 힐링되는 피톤치드 천연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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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초겨울로 접어드는 11월 초, 단풍의 끝자락을 지나 숲이 조용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시기다. 이때 걷기에 가장 적합한 숲은 햇볕을 강하게 머금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온습도를 유지하는 구조를 가진 곳이다.

제주도에는 80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천연 숲이 있다. 조경이나 조형물 없이도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이 숲은 단지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갖는 산림 자원이다.

특히 중부지방보다 기온 변화가 완만한 지역에서는 지금부터가 숲을 체험하기 가장 적절한 시기로 평가된다.

식물의 생육 환경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숲 전체의 건강도를 방증하며 생물다양성의 지표로도 활용된다. 최근 들어 삼림욕의 과학적 효능이 입증되면서 단순한 산책 이상의 목적을 가진 방문객도 늘고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숲에는 문화재 이상의 자연 정보가 내재돼 있다. 11월 초에 걷기 좋은 비자나무 숲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비자림

“흑난초부터 풍란까지, 보호구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자원”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에 위치한 ‘비자림’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자나무 자생지다.

전체 면적은 약 44만 8,000제곱미터에 달하며, 이곳에 자라는 비자나무는 대부분 수령 500년 이상으로 확인돼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현재까지 자생 상태로 군락을 유지하는 나무만 2,800여 그루에 이르며 일부는 수령이 800년에 가깝다. 나무의 높이는 평균 7~14미터, 줄기 둘레는 대부분 1미터를 넘는다.

수관 폭이 10미터 이상 되는 개체도 다수 분포해 숲 자체가 자연 차광 기능을 수행한다. 여름철에도 직사광선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의 내부는 일정한 밝기와 온도를 유지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비자나무는 단단한 조직감을 가진 목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로 바둑판이나 고급 가구 제작에 사용돼 왔으며 열매는 예로부터 기생충을 없애는 구충제로 활용됐다.

따라서 이 숲은 단순히 오래된 수목 군락을 넘어, 인간 생활과도 깊이 연결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비자림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희귀 식물의 자생지라는 점이다.

흑난초, 풍란, 콩짜개란 등 난과 식물이 발견되는 숲으로, 이들 대부분은 현재 멸종위기 식물에 해당한다. 일정한 고도와 습도, 직사광선의 차단 등 복합적인 환경 조건이 유지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식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비자림은 생태적 의미 외에도 삼림욕 효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숲 속 공기에는 피톤치드 성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혈압 안정, 심리 안정, 면역력 개선 등의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한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만으로 자율신경계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관리 주체는 인위적 조경이나 구조물 설치를 최대한 자제해 원형 보존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 덕분에 숲 전체가 시기별로 다른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은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이며 단체 방문 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휠체어 무료 대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차량 이용자를 위한 전용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제주 ‘비자림’)

가을철 마지막 숲 산책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내 최대 규모의 비자나무 자생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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