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정크피’의 덫
미국 여행 시 주의사항
여행 중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도 예상치 못한 금액이 추가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미국 여행 중이라면 이 같은 불쾌한 경험, 즉 ‘정크피(Junk Fee)’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정크피란 소비자에게 사전에 명확히 고지되지 않은 의무적인 수수료를 뜻한다. 미국 특급 호텔에서 부과하는 ‘호텔세(Destination Fee)’, ‘리조트세(Resort Fee)’ 같은 명목이 대표적이다.
겉보기엔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보이지만, 막상 체크인하거나 체크아웃할 때 추가 금액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보스턴의 한 5성급 호텔을 예약했던 A씨는 현지에서 7박 동안 210달러(약 28만 원)에 달하는 ‘호텔세’를 추가로 요구받았다.
사전에 안내받은 적 없는 요금이었으나 이를 결제하지 않으면 숙박이 불가능했다. 뉴욕에서 숙박한 B씨 역시 체크아웃 직전 예상치 못한 137달러의 추가 요금을 결제해야 했다.
이처럼 미국 전역에서 정크피로 인한 여행객 피해가 속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정크피는 소비자와 시장 경쟁을 해치는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호텔 및 여행 예약 플랫폼(OTA)이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 가격을 사전에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규정은 2025년 이후에야 시행될 예정이며, 일부 주(State)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미국 호텔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크피는 1박당 20~90달러 수준으로, 수영장, 체육관, 타월 이용 등의 명목으로 부과된다.
여행객뿐 아니라 호텔, 음식 배달 앱, 공연 티켓, 렌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크피가 발생하며, 이는 소비자들의 지출 패턴을 왜곡하고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호텔 예약 플랫폼에서도 이를 명시하긴 하지만, 작은 글씨로 안내되거나 결제 단계에서야 드러나 소비자가 쉽게 간과할 수 있다.
백악관의 최근 브리핑에 따르면, 미국 내 정크피로 인해 소비자들이 매년 지출하는 비용은 무려 9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가구당 평균 650달러(약 86만 원)를 부담하는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7월부터 호텔 수수료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에서는 여전히 투명한 가격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여행객들은 리조트 피 확인 사이트나 예약 전 수수료 명세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크피는 여전히 여행객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수수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추가 요금을 피하려면 예약 전 수수료와 최종 결제 금액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가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행객 스스로의 주의가 여전히 중요한 시점이다.
좀비요금조심해
미국이 정크 스테이츠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