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천 여행지

절터를 정한 건 사람이 아니었다. 다섯 색의 연꽃을 공중에 날려 그중 흰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 삼국시대 고구려 장수왕 시기, 인도에서 온 승려가 고려산 정상을 올랐다가 연못 위로 피어난 연꽃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시작된 절은 1,600년 가까운 세월을 이어왔고, 지금은 누구나 무료로 찾을 수 있는 산사의 형태로 남아 있다.
겉보기에는 조용한 사찰이지만, 이곳은 팔만대장경이 잠시 머물렀던 기록이 있고, 조선 시대 고승들의 사리탑도 함께 보존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본존불이 보물로 지정됐으나 도난당한 전력도 있다. 470년 된 느티나무와 350년 수령의 고목도 방문객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100년 된 은행나무는 매년 가을이 되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로 주목받는다.

아직 노란빛이 들기 전인 지금, 사람 없는 숲과 고요한 전각 사이를 먼저 걸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백련사의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백련사
“삼국시대 인도 승려가 절터 정한 사연, 지금은 무료 개방”

인천 강화군 하점면 고려산로61번길 270에 위치한 ‘백련사’는 고구려 제20대 장수왕 재위 시기인 서기 416년에 창건된 사찰이다.
설화에 따르면 한 인도 승려가 절터를 찾기 위해 고려산 정상에 올랐고, 그곳에서 연못 위로 피어난 다섯 색의 연꽃 중 흰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절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이후의 기록은 조선 순조 6년인 1806년으로 이어진다. 당시 서산대사의 6대손 천봉 후인 의해당 처활대사의 사리비와 부도탑이 이곳에 세워졌고, 1905년에는 인암화상이 박보월과 함께 본 가람을 중건했다. 다음 해에는 극락전과 삼성각을 중수한 기록이 있다.
현재 경내에는 극락전, 삼성각, 칠성각, 범종각, 요사 등이 남아 있다. 이 중 백련사 철조아미타여래좌상은 보물로 지정되었지만, 지정된 해에 도난당한 아픈 이력이 있다.

그 외에도 팔만대장경이 한때 봉안되었던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불교사뿐 아니라 문화재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다. 자연유산으로는 수령 470년과 350년이 넘는 느티나무, 100년 이상 된 은행나무 등이 있다.
특히 은행나무는 10월 셋째 주경 황금빛으로 변하며 그 시기에 맞춰 찾는 방문객이 증가한다. 현재 시점에는 아직 녹색이 유지되고 있지만, 오히려 붐비지 않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적합하다.
사찰 전체는 고려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 접근 시 큰 경사 없이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역사와 자연, 정적인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단체 관광지와는 다른 정숙한 분위기가 유지된다.
불필요한 상업시설이 배제되어 있으며 문화재 지정의 영향으로 보존 관리도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백련사의 고목들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과거의 흔적이 현재에 남아 있는 살아 있는 기록물로 여겨진다.

운영 시간은 오전 0시부터 자정까지 24시간 개방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화장실은 남녀 구분되어 건물 외부에 마련돼 있다. 주차장은 무료로 제공되며 반려동물은 동반 입장이 제한된다.
단풍이 오기 전의 한적한 가을 풍경을 먼저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백련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